동네축구에도 규칙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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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공존하는 시대라 해도 틀릴 바 없다.
어쩌면 온라인이 세상을 주도하는 시대가 왔는지도 모른다.

오프라인의 생활패턴에 익숙한 기성세대들은 온라인 문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충격 속에 방황하는 대신에 20~30대들은 급속히 확산되는 온라인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우리나라 인터넷 인구가 2600만명에 이르고 초고속 인터넷 가입가구가 1000만을 넘었다고 한다.

20~30대가 주도하고 있는 인터넷 문화는 이제 모든 세대를 포용하고 있고 싫든 좋든 우리 사회의 주된 생활패턴으로 자리잡히고 있다.

인터넷 문화는 우리 사회에 커다란 긍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사회 발전에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다.

수많은 네티즌들이 정치, 사회, 문화, 개발, 환경 등 각 분야에 건전한 비판과 감시활동, 캠페인 등을 통해 세상을 바꾸어가고 있다.

허나 긍정적인 평가만큼이나 만만치 않게 요사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것이 인터넷 문화의 역기능이다.

네티즌들이 주도하는 인터넷 문화의 가장 큰 장점은 ‘익명’을 통한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다.

온라인상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내놓고 수많은 네티즌들과의 토론 등을 통해 거대한 여론을 형성하고 그것은 곧바로 오프라인상에서 법 개정이나 잘못된 정책의 시정 등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허다하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익명을 악용한 인신공격, 허위사실 유포, 저속하고 폭력적인 언어 사용 등은 글을 쓴 당사자를 포함해 전체 네티즌들의 질적 수준 저하를 가져올 뿐 아니라 작게는 한 개인의 명예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며 크게는 기업의 조직 분열이나 사회.국가적으로 적지 않은 파장과 피해를 주는 부작용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다른 지방에서 인터넷에 자신을 비방한 글을 본 한 중2 남학생이 수치심에 고민하다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대전의 교육청인터넷 홈페이지의 사이버토론방에 ‘머리를 염색하고 귀고리를 하고 다닌다’며 비방하는 글을 본 이 학생은 괴로워하다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인기가수 박모씨의 팬클럽 회원인 함모씨의 경우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자신을 ‘가수 박모씨에 환장한 사람, 반미치광이 광적인 상태’ 등으로 모욕한 안모씨를 고소해 법원으로부터 위자료 지급 판결을 받아내기도 했다.

대통령 선거사상 초유의 재검표 사태까지 몰고 갔던 ‘대선음모 국정원의 양심선언’도 전직 국정원 직원을 사칭한 네티즌이 익명으로 정당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글을 올리면서 비롯됐다.

울산의 한 특수학교 교사가 익명으로 28개 사이트에 ‘국정원이 청와대의 지시로 전자개표를 조작하는 등 선거부정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고 주장해 나라 전체를 혼란에 빠뜨렸던 것이다.

“아무런 생각없이 장난삼아…” “아무도 안 보이고 익명이니 걸릴 염려가 없어서…” “화 나는 일이 있어 스트레스를 풀려고…”

본의든 아니든 사이버상의 언어 폭력은 인터넷 공간에 뜨는 순간 순식간에 퍼져나가고 사실여부에 관계없이 많은 사람들이 그러려니 믿어 버려 피해 당사자들은 해명의 기회 없이 매도되고 크게 명예가 훼손되며 예상치 못한 불행한 사태마저 벌어지곤 한다.

코흘리개 아이들이 곧잘 하는 동네축구라 할지라도 나름대로 규칙을 정하고 한다.

누가 이러이러한 규정 등을 두라고 하지 않더라도 지들끼리 경기방법이나 벌칙 등을 정해 시합을 한다.

네티즌이 형성하는 인터넷 문화는 이제 우리나라의 모든 분야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법에 의한 제도적 규제를 받기에 앞서 강력한 힘에 버금가는 스스로의 건전한 도덕성 회복과 책임의식이 있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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