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설수 오른 ‘DJ 노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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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의 백미(白眉)는 문학상과 평화상이다. 노벨상은 원래의 물리.화학.의학상과 후에 추가된 경제학상을 포함해 모두 6개 부문이지만 역시 가장 인기있는 상은 문학상과 평화상이다.

매해 수상자가 발표될 때마다 세계인들의 시선은 특히 두 상에 쏠린다. 인류복지 기여도는 오히려 자연과학 부문이 지대한 게 사실이나 누구나 수상자의 공적을 공감하고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분야는 문학상과 평화상이다.

문학상을 받은 소설 또는 시를 통해 삶의 의미를, 또 평화상을 통해 인류의 염원인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게 된다. 지금은 거의 볼 수 없는 현상이지만 취업시험에 올해의 노벨 문학상 또는 평화상 수상자 이름을 쓰도록 하는 문제가 많이 출제됐었다.

두 상의 의미가 워낙 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젊은 사람들에게 우리나라에서도 수상자가 나올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려는 의도에서 이런 질문이 자주 던져지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래서인지 역대 노벨 문학상과 평화상 수상자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카뮈, 사르트르, 헤밍웨이, 베케트, 가와바타 야스나리 등 문학상 수상자와 뒤낭, 테레사 수녀, 바웬사, 달라이 라마, 만델라, 고르바초프, 카터 등 평화상 수상자들은 이미 우리와 친밀해진 이름들이다.

선망의 대상인 노벨평화상은 결국 우리에게도 주어졌다.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그의 영광일 뿐 아니라 많은 국민들의 기쁨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유야 어떻든) 그의 노벨평화상의 의미가 손상을 입고 있다. ‘돈을 준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라느니, ‘수상 공작설’ 등 이런저런 설(說)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물론 터무니없는 소리일 것으로 믿고 싶지만 전례없는 공작설 등으로 노벨상이 구설수에 오른 데 대한 안타까움은 크기 만하다. 하긴 사르트르가 문학상 수상을 거부해 노벨상의 위상에 흠이 간 적이 있긴 하나 공작설 등으로 노벨상이 파문을 일으키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노벨상의 권위로 볼 때 일단 공작설은 신빙성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남북정상회담 전 거액의 대북 비밀송금 의혹이 만약 사실이라면 노벨평화상의 흠집은 쉽게 지워지기 어려울 것이다. 김 대통령 자신의 명예와 노벨상의 권위를 위해서라도 그 진위 규명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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