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돈천 생태복원...하천 여행상품도 개발
(사진 효돈천 전경) 한라산 정상에서 발원해 기암괴석과 울창한 난대림을 이루고 있는 서귀시 남원읍 하례1리 효돈천 전경과 깊은 수심을 자랑하는 남내소. |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1리는 연평균 기온이 15.8도의 따뜻한 날씨 덕분에 감귤꽃이 가장 빨리 피는 마을이다. 한겨울에도 0도 이하의 날은 4~5일에 불과하다.
주민 1174명 대다수가 농업에 종사하고 이 중 99%가 감귤을 재배한다.
감귤 재배 역사가 400년에 이를 정도로 비옥한 땅을 갖고 있다.
조선시대부터 유자와 산귤 등 재래감귤을 공납했다. 1653년(효종 4년) 이원진이 편찬한 탐라지에 따르면 하례리에는 임금에게 진상하기 위해 백성들의 접근을 막고 귤을 함부로 따지 못하도록 금물과원(禁物果園)이 설치됐다.
마을에는 지금 귤 향기가 가득한데 한라산을 배경으로 들녘 여기저기 노랗게 물들어가는 ‘귤림추색’이 장관이다.
‘으뜸 감귤’의 본고장이라 자부하는 마을은 생태관광마을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산기슭에는 제주한란과 춘란의 자생지로, 하천에는 1급수 어종인 버들치가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생태환경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마을은 천연보호구역인 효돈천(효례천)과 신례천이 둘러싸고 있다.
한라산 백록담 밑 백록샘에서 발원한 효돈천은 길이가 15㎞로 중류에는 돈내코가 있으며, 마을이 있는 하류에는 ‘웃소’, ‘돗기소’, ‘개소’, ‘남내소’ 등 큰 연못이 100여 개가 있다. 이 하천의 끝은 쇠소깍이다.
6m의 깊은 수심을 자랑하는 남내소 주변에는 닥나무가 많이 자생해 과거에 질 좋은 한지를 생산해 왔다. 연못은 세척장으로 바위 표면은 건조장으로 이용했다.
깎아지른 암벽과 기암괴석 사이에는 구실잣밤나무, 조록나무, 황칠나무 등 난대림이 넓게 분포돼 있어 2002년 유네스코는 효돈천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했다.
서귀포시는 내년까지 80억원을 투입, 효돈천의 효례교에서 쇠소깍까지 1.5㎞ 구간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고 있다.
사업 목적은 연중 물이 흐를 수 있도록 친환경적인 재순환 공급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또 하천 하류의 퇴적층을 걷어내 7500㎥ 규모의 어류서식지를 확보하고, 털진달래와 소나무 군락지 등 1만2000㎡에는 자생 동·식물을 복원한다. 여기에 생태하천탐방로 3㎞와 생태체험학습장이 들어서게 된다.
마을 하천을 테마로 한 생태관광도 개발됐다. 제주생태관광(대표 윤순희)은 오는 22일부터 이틀간 고군산과 걸서악에서 출발, 산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효돈천의 속살을 탐방한 후 망장포에서 콘서트를 갖고 하례초등학교에서 야영을 하는 여행상품을 내놓았다.
하례1리는 해안에도 풍부한 자연·문화 자원을 갖고 있다.
망장포는 도내에 남아 있는 포구 가운데 온전한 원형을 간직하고 있다.
고려 말 몽골 지배 당시부터 이 포구로 특산품과 말 등 진상품을 실어 날랐다. 왜구의 침입이 잦아 봉화를 올린 데서 유래해 망장포라는 이름이 붙게 됐다.
물때와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으면서 포구 앞 100m에는 표지석인 ‘오각돌’을 세웠다. 이 돌은 수심 확인과 더불어 입항 가능 여부를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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