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포럼]도민체전을 위한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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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나, 꿈도 하나’를 슬로건으로 내건 스포츠축제가 막을 내렸다.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열린 제41회 제주특별자치도민체육대회는 애초부터 2가지 측면의 의미가 강조됐었다. 첫째는 특별자치도 출범이후 처음 열린 대회라는 점이고, 두번째는 3년만에 다시 서귀포시에서 개최됐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징이 부각되며 주최측은 체전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데 그 어느 때보다도 신경을 곧두세웠다. 특별자치도 출범 1년을 경축하는 한마당 잔치로 그 의미와 감동을 전하려 했다. 그래서 유난히 ‘화합과 참여’의 구호가 크게 들리고, 개회식 공개행사도 그러한 주제성이 많이 엿보였다.

경기력면에서는 대회타이기록 이상 신기록이 41개가 수립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15개가 감소했지만 평년작을 수확하며 어느 정도의 기량향상을 보여줬다. 나름대로 열정이 투입된 가운데 전반적으로 원만히 마무리된 체전이라 평가하며 대회를 준비하고 진행하는데 애쓴 관계자들의 노고에 격려를 보낸다.

하지만 이번 체전을 지켜본 필자에겐 뭔가 여운이 있다. 마치 토마토 쥬스를 마셨을 때처럼, 컵을 비웠으나 그 찌꺼기가 흐릿하게 남아있는 느낌이랄까.

40년 성상(星霜)의 전통을 자랑하는 도민체전은 제주체육의 활성화는 물론 스포츠정신을 통한 결속과 화합으로 지역발전의 기여해 왔음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 그렇지만 한마디 제언한다면 도민체전은 앞으로 시대변화에 맞게 새로운 사고와 질서속에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램이다.

우선은 규모화의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매년 ‘역대 최대’를 자랑하는 선수단의 규모는 시군이 통합된 특별자치도 체전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물론 규모화와 내실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 세상사 모두 변하듯이 스포츠환경도 바뀌었기 때문이다.

생활 전반에 프로경기가 깊숙이 침투된데다 생활체육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속에 엘리트체육의 산실인 도민체전·전국체전에 대한 열기가 예전만 못한 게 사실이다. 엘리트체육의 문제라기 보다 시대가 그렇게 만들었다.

도민체전은 이러한 시대 변화를 좋든 싫든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데도 그 화려했던 옛 추억에 젖어 물량위주의 ‘소문난 잔치’에 집착하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 볼 일이다.

역대 최대규모라는 찬사와 관중석을 꽉 메운 개식행사가 왠지 인위적으로 비취지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또 사상 최대라는 수식어가 그 제전을 빛내주는 것도 아닐 것이다.

차제에 도민체전이 서귀포시에서 열린다면 주경기장을 강창학종합경기장으로 하는 건 어떨까. 이번 체전의 주경기장인 월드컵경기장에서는 개폐회식과 축구 결승만 열렸다.

때문에 대회기간 주경기장 주변은 썰렁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체전의 규모화 보다 내실적인 측면을 고려한다면 8000석 규모의 강창학종합경기장으로도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그 곳서 개폐회식은 물론 축구 육상 민속경기 등 여러 경기를 함께 치르면 도민체전의 참여 분위기가 한층 높아질 것이다.

뉴제주운동의 구호가 많이 등장한 체전이었다. 관주도 논란에도 불구하고 그 운동이 과거의 오랜 관행이나 타성, 비효율을 청산하는 작업이라면 도민체전에도 마땅히 접목돼야 한다. 외형적 규모화에 치중해 자칫 도민체전이 외화내빈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내용과 형식을 면밀히 점검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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