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와 청소년 친화적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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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훈. 창원대 환경공학과 교수
   
최근 통계청 발표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기본법에 의한 9~24세 청소년 인구비율이 1978년 36.9%에서 2014년 19.5%으로 감소하였고, 2060년에는 10명 중 1명인 11.4%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65세 이상의 고령인구는 2014년 기준 총인구의 12.7%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고, 2026년에는 그 비율이 20%를 초과하는 초고령화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초고령화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지만, 그 시대를 이끌고 살아가야 할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다른 계층과 분야에 비해 매우 부족하다. 특히 수도권과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령인구 비율이 높은 지방의 농어촌 지역과 중소도시일수록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 공간과 프로그램을 찾아보기 힘든 게 지금의 현실이 아닐까 생각된다.

불과 10년 정도 뒤에 펼쳐지게 될 초고령화 시대에서 사회적, 경제적으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될 청소년들이 건강한 몸과 정신을 가지고, 자신들의 역량을 마음껏 개발하고 잠재력을 키워나갈 수 있는 환경, 즉 청소년 친화적 도시를 만들어 가는 데 국가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유니세프(UNICEF)는 2000년부터 18세 미만의 모든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살기 좋은 ‘Child Friendly Cities’ 구축운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1300여 개 이상의 도시가 어린이와 청소년 친화적 도시로 인증을 받았고, 우리나라는 서울시 성북구가 2013년 11월 20일 최초로 인증을 받았다. 물론 인증을 받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 가겠다는 정책적 판단과 관련 사업의 추진은 많은 도시들이 본받아야 할 모범사례라 하겠다. 유니세프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지역사회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다양한 활동 장소와 기회를 제공하고, 쾌적한 환경과 안전한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등의 노력을 어린이와 청소년 친화적 도시의 중요한 원칙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유니세프에서 강조하고 있는 청소년 친화적 도시의 모습에 비추어 볼 때, 농어촌지역과 지방의 중소도시에 대한 국가 및 지방정부 차원의 보다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수도권이나 대도시에 비해 문화·예술·교육환경은 그 격차가 크고 매우 열악하다. 지방의 농어촌과 중소도시 살고 있는 청소년들도 차를 타고 멀리 가지 않고 지역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에 참여하여 창의성과 감수성 등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다음으로 청소년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가정, 학교, 지역사회 등에 산재해 있는 각종 위험요소를 제거하여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아이들의 통학로를 보다 안전하게 조성하거나, 친구들과 함께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활동공간을 학교 및 집 주변에 많이 조성하는 것 등이 그 예가 되겠다. 또한 지역의 공공재라 할 수 있는 자연자원을 잘 보전·관리하고, 오염된 환경을 정화하는 등의 활동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 것도 청소년들의 올바른 가치관과 인성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대학 입시 위주의 경쟁적 교육환경, 스마트폰과 인터넷 보급 확대로 너무나도 쉽게 접하고 있는 유해한 매체물, 각종 범죄와 사고 등으로부터 위협받고 힘들어 하는 청소년들은 초고령화 시대로 빠르게 달려가고 있는 현재의 대한민국이 지켜야 할 우리들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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