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민주주의 상징기관의 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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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주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뉴스 메이커’는 단연 구성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이다.

구성지 의장은 도민들이 직접 뽑은 대표들이 모인 도의회의 대표로, 의회민주주의 상징기관인 의회의 수장이다.

최근 구 의장의 일련의 발언들을 보면 ‘뉴스 메이커’로서 독보적이다.

역대 제주도의회 의장들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면서 그야말로 ‘튀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제323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개회사를 통해 구 의장은 협치예산과 인사청문회 문제와 관련 박영부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을 지목해 “지난번 협치예산 제안 당시 의회의 요구를 재량사업비를 부활하려는 파렴치한으로 허위 날조해 도민들을 매도하더니, 농수축경제위원회의 인사청문이 끝난 뒤에는 의원들을 설득해 적격 또는 부적격 결론을 내리는 것을 막았다”며 “의원들을 쥐락펴락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인지, 지사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얄팍한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인지 매우 한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희룡 지사를 향해서는 제주시장과 산하기관장 인사와 관련 “공모를 하면서 사전 교감이 있는 자를 응하게 하고, 낙점이 되고 있다는 여론은 구태를 넘어 신종 대도민 사기극다운 연출”이라며 맹비난했다.

도의회 본회의라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꼼수’·‘사기극 연출’ 등의 극한 용어를 동원하며 집행부를 비판했다.

지난 14일 제32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폐회사에서는 “제주도 협치위원회 조례안이 심사보류 됐음에도 집행부가 준비위원회를 구성, 편법으로 운영했다”며 “이는 의회를 무시한 경거망동한 행태로 협치위원회 조례는 영원히 탄생해서는 안 되는 조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의회 수장이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정치적 결정이나 법률 제정 등을 의회에서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행하는 정치방식인 의회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구 의장은 또 지난 17일 도정질문과 새해 예산안을 다루는 제324회 정례회 개회사에서는 원 지사를 향해 “협치의 의미를 이상적으로 찾지 말고 현실 속에서 찾아나가야 한다”며 “나무가 아무리 크더라도 혼자서는 숲을 이룰 수 없다. 소통과 공감으로 견고하고 함께 다듬어 가는 아름다운 숲을 이루는 것이 제주의 진정한 힘을 키우는 방법”이라며 집행부의 수장에게 훈계하기도 했다.

이처럼 구 의장이 파격적인 발언이 이어지면서 도민사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도민사회에서는 제주의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도 어려운 상황에서 제주도와 도의회가 대립을 넘어 ‘갈 때까지 간 것 아니냐’는 걱정까지 하고 있다.

물론 집행부에 대한 견제가 가장 중요한 역할인 도의회가 도정을 제대로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에 대해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의회와 집행부 간 충돌이 발생할 경우 거중조정(居中調停) 역할을 해야 할 의회민주주의 상징기관의 수장이 개별적인 사안에 대해 일일이 감정적 대응을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 섞인 지적까지 나오는 것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구 의장은 수 십 년간의 공직생활을 통해 고위직 공무원에 올랐었고, 이후에는 3선 의원으로 이제는 도의회를 이끌어가는 수장의 자리에 올랐다.

누구보다도 공직 사회와 도의회 양쪽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이다.

지금은 의회민주주의 상징기관의 수장이 균형과 조정을 통해 제주의 현안들을 하나씩 풀어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







<김대영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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