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천연보약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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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토닌과 멜라토닌은 생물학적 주기로 일컬어지는 신체기능의 24시간 패턴을 관리하는 주인(master) 호르몬 중 하나다. 이들은 하루와 계절의 체온 변화에 따른 호르몬 분비량을 조절한다.

 

이들의 역할은 숨바꼭질하는 어린애들의 장난 같지만 오묘하다. 멜라토닌 생성은 어둠에 의해 촉진되고, 밝은 빛 속에서 억제된다. 신체 내에서 밤 동안의 멜라토닌 순환양은 증가하고 세로토닌 분비량은 급격히 줄어든다. 두뇌 송과선이 멜라토닌을 퍼 올리기 시작하면 졸음이 마중 나온다. 그래서 멜라토닌을 수면 호르몬이라고 일컫기도 한다.

 

세로토닌은 정지 상태에서 동작을 시작하게 하는 역할을 하며, 이의 정상적인 활동은 몸의 건강과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핵심 기능들을 조정하고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세로토닌은 행복 호르몬이라고도 칭하며, 햇빛을 받으면 활성화되고 해 뜨는 시간대에 최고조에 이른다.

 

이러한 세로토닌·멜라토닌 순환이 헛도는 경우도 있다. 시차에 민감한 사람들은 가끔 세로토닌과 관련한 증상을 경험한다. 계절성 우울증을 가진 사람들은 주로 가을 초입에 ‘신체시계’가 재설정될 때쯤 증상이 나타난다.

 

신체시계는 태초의 시계로 특별한 장치가 필요 없지만 일정 주기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다. 이 시계는 하루와 일년에 걸쳐 변화하는 빛의 세기에 따라 생명의 기본 토대가 되는 생체 환경에 적절한 신호를 보낸다.

 

빛이 시계의 충전지인 셈이다. 물론 식물과 동물도 빛과 관련해 일정 주기에 잘 적응하고 있다. 더구나 햇빛의 적외선 덕분에 지구가 동토가 되지 않고, 인간이 온화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거대한 핵발전소인 태양 덕택에 자연이 숨 쉴 수 있는 것이다.

 

겨울 길목에서 햇빛이 빚은 피라칸타(pyracantha) 열매는 잔잔한 미소와 행복감을 안겨준다. 이 나무는 가지가 휘어지도록 수없이 많은 붉은 열매를 주렁주렁 늘어뜨리고 있다.

 

이 모습은 숯불을 덮어쓰고 있는 것 같다. 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는 이들의 가슴도 이러할까? ‘알알이 영근 사랑’은 이 식물의 꽃말로 제격인 것 같다. 자연 속 식물의 존재 가치와 인간과 상호작용을 새삼 생각한다.

 

아마도 피라칸타는 가장 많은 열매를 달고 있는 나무 중의 하나일 것이다. 아침 햇살을 등지고 이 자연의 산물을 바라보면 세로토닌이 저절로 분비된다. 옆에서 산들바람과 함께 들국화 향기가 피라칸타를 화장한다. 이 정경은 저절로 길손의 발길을 멈추게 할 것이다.

 

이 식물은 출입을 통제할 의도보다는 상징적인 경계표시의 일환인 울타리로 멋진 작품일 것이다. 붉고 아름다운 열매가 가을에서 다음 해 봄까지 자연을 치장하니 무채색의 겨울 풍경이 그나마 운치 있다.

 

이 열매는 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류의 훌륭한 식량자원이다. 새들이 이 열매를 먹으면 소화되지 않은 씨앗은 새들의 배설물과 함께 땅에 떨어져 그 곳에서 싹을 틔우고 성장한다. 피라칸타와 새들 간의 전략적 관계가 숨 쉬고 있다.

 

이 열매는 생약명으로 적양자(赤陽子)라 하며 약용으로도 쓰인다. 말린 열매는 건위작용이 있어 소화력을 촉진시키고, 위장의 염증을 치료하며 설사와 이질에도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은 햇빛과 피라칸타 같은 식물이 동반자가 될 때 온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겨울에는 햇빛과 더욱 친숙하게 지냄으로써 신체시계가 원만하게 작동돼야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가 원활해진다. 햇빛과 식물은 겨울철 건강관리의 바로미터이며, 최고의 천연보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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