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유치원 입학전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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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료 예산 논쟁 '후폭풍']지원자 몰려 접서기간 단축까지
형제에다 친정.시부모까지 동원하며 추첨해야 할 판
학부모"안심하고 보육할 수 있는 정부 대책 마련 시급" 성토
   

올해 도내에서 사상 최대의 유치원 입학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내년부터 어린이집 누리과정(만 3~5세 공통 교육과정) 보육료 지원이 불투명해지자 학부모들이 대거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으로 몰리면서 입학 경쟁률이 크게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학부모 A씨는 내년 만 5세가 되는 딸을 유치원에 보내기 위해 제주시지역 국·공립은 물론 사립 및 병설유치원 등 7곳에 원서접수했다.

 

A씨는 유치원들이 대부분 같은 날 입학자를 정하는 추첨을 하게 될 것에 대비해 남편은 물론 심지어 시부모와 친정부모까지 유치원별로 배치해 추첨을 맡도록 할 계획이다.

 

A씨는 “정부가 아이낳기좋은세상을 만든다고 하더니 오히려 보육료 지원을 놓고 오락가락하면서 학부모들만 어렵게 만들고 있다. 안심하고 육아와 직장을 병행할 수 있도록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만 이처럼 유치원을 보내려는 전쟁이 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만 3세의 아들은 둔 B씨도 내년부터 지원이 줄어든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제주시지역 유치원 5곳에 원서를 접수한 상태다.

 

B씨는 친동생 등을 동원했지만 한꺼번에 유치원 5곳에서 시행되는 추첨에 모두 참여하지 못할 상황이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어린이집 누리과정 관련 예산을 놓고 정치권 등이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에 취학 전 아동을 둔 학부모들이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으로 대규모 이동을 꾀하면서 때아닌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 26일 제주시내 유명 사립유치원과 병설유치원 등을 확인한 결과 지난주와 이번 주 사이에 내년도 유치원 원서접수를 시작하자마자 지원율이 지난해보다 무려 30% 이상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유명 사립유치원은 지원자가 넘쳐나다 보니 당초 24일부터 28일이던 원서접수 기간을 26일까지로 단축시키기도 했다.

 

제주시지역 한 유치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 “어린이집과 달리 유치원에서는 보육료가 전액이 지원된다는 소식을 들은 학부모들이 자녀를 보내려고 지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원서 접수와 관련된 부모들의 문의전화도 하루종일 빗발쳐서 다른 업무를 할 수 없을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반면 어린이집들은 유치원으로 이동하려는 원생들을 잡기 위해 가정통신문을 보내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제주시지역 한 어린이집 관계자는 이와 관련, “가정통신문을 통해 자치단체로부터 보육료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알리고 있지만 자칫 지원이 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에 유치원으로 이탈하는 학부모들이 많은 것 같아 고심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내년도 누리과정 예산으로 270억원을 편성하며 유치원생 6408명에 대한 12개월 분 보육료 162억원은 전액 반영했지만 어린이집 아동 1만2470명에 대한 보육료는 3개월 분에 해당하는 108억원만 책정한 상황이다.

 

여기에 여야는 지난 25일 누리과정 예산 부족분을 중앙정부 예산으로 시·도교육청에 우회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에 전격 합의해 향후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반영될 지 여부가 주목된다.

 

고경호 기자 uni@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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