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 ’
‘ 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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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福)은 만족이다. 그러나 그 만족에 기쁨과 편안함이 따르지 않으면 복이 되지 않는다.

복(福)에다 문서(券)가 붙으면 복권(福券)이 된다. 얼마전부터 ‘로또복권’이 등장해 나라안이 떠들썩이다. 이번 주 1등 당첨이 700억원쯤 된다 해서 너도나도 복권 사들이기다. 1인이 10만원 혹은 100만원 이상씩 투자하는 복권광도 많다고 한다. 복권계가 등장할 정도다. 이러다 보니 로또복권 판매액이 전국적으로 매일 200억~300억원 안팎이다.

기원전 고대 로마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연회 입장권 추첨에서 시작됐다는 복권이 이제는 전세계적으로 만연하고 있다. ‘복권문화’만큼 장수한 문화도 많지 않을 것 같다.

요즘 열병을 앓고 있는 로또복권의 역사도 꽤 길다. ‘운명(Lot)’에서 유래한 ‘로또(Lotto)’는 1530년대 이탈리아의 제노바 공화국에서 처음 시작됐다고 한다. 47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셈이다. 이게 현재 60개국에서 성행하고 있다.

그런데 수입된 지 2개월여 만에 우리나라처럼 로또열풍이 휘몰아친 나라도 없을 것이다. 복권 천국이라는 미국도 사상 최고 로또복권 당첨금이 3828억원이라고 하지만 국토 면적, 인구, 30여 년의 도입역사와 비교할 때 우리의 이번주 1등 당첨 예상 금액 700억원은 단연 돋보인다. 영국의 ‘브리티시 로또’도 유명하거니와 사상 최고 당첨금은 438억원에 불과했다. 차라리 복권 천국은 미국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고 해야 맞을 듯하다.

이렇듯 로또복권 당첨금이 엄청나자 국민은행은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1등 당첨자에게 돈 관리 요령 등을 알려 준다니 말이다. 그 내용 중에는 미국 등 외국의 1등 당첨자들이 패가망신한 사례도 포함된 것 같은데, ‘복권’이 꼭 복이 되는 것만은 아닌 성 싶다.

8일 추첨에서 1등 당첨한 사람은 우선 복권이 복이 되는 길을 찾는 것이 가장 현명할 듯하다. 가난한 이웃-친구-친척-형제자매들을 돕는 것은 물론, 장학재단 설립이나 사회구호단체에 투자하는 길도 복이 될 것이다. 복에는 상대에게 베푼다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 진짜 복권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당첨금을 남을 위해 쓸 일이다. 물론 자기가 살아갈 몫은 떼어두고 말이다.

1등 당첨을 포함한 모든 로또복권이 정말 복권이 될지, 아니면 화권(禍券)이나 재권(災券)이 될지 혼란스럽다. 어쨌거나 “복이 지나치면 재앙이나 화를 당할 수도 있다”는 옛 사람의 글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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