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제주는 온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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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연동이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 상권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서울 명동에 버금가는 새로운 화장품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방송과 신문 등 매스컴에서 보도된 뉴스의 타이틀이다. ‘제주시 바오젠거리가 중국 관광객의 쇼핑명소로 자리잡고 요우커의 구매력도 막강해지면서 국내 화장품 업체들이 앞다퉈 진출, 서울 명동보다 많은 84곳의 매장이 들어선 화장품 특수 상권으로 성장했다’는 내용으로, 공중파TV 메인 뉴스뿐만 아니라 중앙일간지 지면도 화려하게 장식했다.

서울 명동과 비교될 만큼 제주시 연동이 국내 화장품업계의 핵심 공략 시장이 되고 있다는 팩트는 도내 중국인 관광객 시장의 호황세가 어느 정도이고, 이들 중국인 관광객이 왜 ‘노른자위 큰 손’임을 깨닫게 해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뉴스를 접하면서 기쁨에 앞서 착잡함과 씁쓸함이 먼저 자리잡았다. ‘과연 이 같은 뉴스가 궁극적으로 지역사회에서 바라고 원했던 내용일까…과연 이를 긍정적으로만 받아들이는 게 좋은 건가’ 하는 생각이 내내 머리 속을 맴돌았다.

사실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에서 밀물처럼 들어오는 중국인 관광객은 지역경제에 있어서도 무궁무진한 소비시장이다. 2010년 40만명에 불과했던 제주 방문 중국인 관광객은 올해 260만명을 넘어서며 예측치를 뛰어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주요 소비층인 도민과 국내 관광객보다 한층 높은 구매력을 갖고 있어 신제주 바오젠거리 일대를 비롯한 지역상권 지형을 바꿔가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장사해야 돈이 된다’는 한 택시기사의 말처럼 새로운 소비층으로 자리잡은 게 지금 제주의 현실이다.

그런데도 착잡함이 앞서는 이유는 중국인 관광객의 주요 소비 품목에 있어 ‘메이드 인 제주산’을 찾기 어렵다는 데 있다. 화장품과 인삼, 가전제품, 의류 등을 선호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 특성상 선호도 및 경쟁력 등에서 제주산을 구입하겠느냐고 반문한다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그러나 마케팅이 소비를 이끌어내는 요인이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짚어봐야 한다. 직접적으로 말한다면 정책적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다니는 도심에 ‘메이드 인 제주 백화점’ 같은 판매장을 만들 수 없는지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대한 제주특별자치도의 정책적 접근이 필요한 이유는 명확하다. 지금까지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직접적인 수혜자인 대기업 면세점과 외국인 카지노, 중국자본 투자시설 등으로 편중돼 역외 유출되는 자본 흐름을 지역사회에 되돌려야 하는 선순환 구조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도민을 비롯한 지역사회가 급증하는 중국인 관광객에 내심 기대했던 부분은 청정 제주산 제품을 비롯해 지역내 관광 관련 업종의 소비를 통해 소득 증대로 이어지는 ‘경제적 파급효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선순환적인 기대효과보다 자금 역외 유출이나 과도한 부동산 인플레, 소득 양극화 심화, 각종 난개발 등의 후유증이 커지면서 중국 자본 및 관광객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팽배해지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는 우려감을 떨칠 수 없다.

이제 제주사회의 전환기였던 2014년을 마무리하고 희망찬 2015년을 맞이하면서 원희룡 도정이 보다 냉철한 현실 인식과 구체적인 미래 비전을 가져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도민들이 갈망하는 ‘민생’을 챙기는 경제정책을 만들어야 하고, 궁극적으로 ‘도민 삶의 질’을 윤택하게 만들면서 제주 가치를 높이는 미래 비전도 제시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방향성을 짚어봐야 한다. 과연 ‘지금 제주가 온전한가’를 살펴보고, 그 속에서 제주다움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찾아야 한다.







<김태형 사회특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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