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에랑 진피차(陳皮茶) 하영 드십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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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영 한의사>

초겨울은 밀감을 따는 시기이다. 제주도 곳곳에서 밀감들이 예쁜 노란 빛으로 반짝인다. 전국 각지에서는 제주도 귤에 대한 문의가 쇄도한다.

 

밀감은 중국에서 유래했다. 중국 운남성 사람들은 ‘귤껍질보이차’까지 만들어 즐겨 마신다. 그들은 특히 귤껍질의 감기 예방과 기침 해소 효과를 사랑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귤은 600여 년 전부터 제주도에서 재배되기 시작해 진상품목 중 하나로 왕실에서까지 큰 사랑을 받았다.

 

비타민 A와 C 및 수분이 풍부한 과육은 새콤달콤하고 시원한 맛이 으뜸이다. 껍질은 진피(陳皮)와 귤피(橘皮)라는 한약재로 쓰인다. 진피와 귤피는 엄밀히 따지자면 아주 약간 다른 약재이지만 의료기관이 아닌 가정에서 쓸 때는 같은 것으로 보고 사용해도 무방하다.

 

귤 과육은 성질이 차지만 진피(陳皮)는 성질이 따뜻하다. 진피(陳皮)는 소화기를 강화하며 기운 순환을 돕는다. 전통적으로 소화 불량, 헛배 부름, 더부룩함, 메스꺼움, 트림, 구토, 어지러움 등의 치료에 쓰여 왔다. 기침이나 가래의 완화에도 자주 응용된다. 이뇨작용을 하여 붓기 해소에도 효과가 있다. 숙취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약리학적으로도 소화기 자극, 소화 촉진, 거담, 항궤양, 강심작용, 항알러지, 담즙 분비 촉진, 항균작용 등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기(氣)를 순조롭게 통행시키는 처방으로 귤피일물탕(橘皮一物湯)이 소개돼 있다. 활동량이 부족해 혈액 순환이 느려지고 조직이나 기관의 활동이 저조할 때는 소화기계 저하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식욕 부진과 소화 불량, 오심 어지러움, 구토, 구역질 등의 증상과 함께 기력이 딸리는 느낌이 들 때 귤껍질 하나만을 달여 마셔도 큰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다.

 

평소 소화기가 약해 위와 같은 증상들이 잦은 사람들은 요즘 귤껍질차를 장만해 보면 어떨까. 진피(陳皮)는 오래 묵으면 묵을수록 효과가 좋고 약재로써의 가치가 올라간다. 귤껍질을 잘 말려 오래 오래 두고 차로 우려마시면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손질에 주의를 해야 한다. 귤껍질에 묻은 흰 가루는 석회이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이물질이나 왁스 등이 있을 수 있으니 소금물이나 식초물에 20~30분가량 담갔다가 잘 헹구는 것이 좋다. 베이킹소다로 소독하는 것도 괜찮다. 소독을 하고 깨끗한 물로 잘 헹군 뒤에 바람이 잘 통하고 햇빛이 충분히 드는 곳에서 말린다. 매일 뒤집어주면서 바짝 말려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제주도 과수 재배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밀감. 과육은 물론 껍질까지 버릴 것이 하나 없다. 감기 예방은 물론 소화기 강화 및 기력 회복에도 도움이 되는 귤껍질.

 

“올 겨울에랑 진피차(陳皮茶) 하영 마련허영 드셔 봅서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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