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주민들과 함께하는 환경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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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훈. 창원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이번 학기 전공과목에서 ‘주민들이 생각하는 동네환경’이라는 팀 과제를 학생들에게 냈다. 학생들은 동네의 공기질과 하천수질·소음·쓰레기 처리 등 생활환경과 공원이나 하천·호수·야생동물 등 자연환경에 대한 만족도·보행친화도·주민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영역에 대해 주민을 만나 인터뷰했다.

과제 발표를 마친 후 학생들로부터 주민과 인터뷰하면서 느꼈던 점을 들었다. 학생들의 소감은 다양했지만 ‘몇 년 동안 살고 있는 동네인데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동네환경에 대해서 너무 모르거나 무관심하다’는 얘기가 빠지지 않았다.

이 같은 소감은 ‘내가 그동안 시민들을 대상으로 국가와 지구적 차원에서 발생되고 있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생태계 파괴와 멸종위기종의 증가, 자연자원고갈과 에너지 문제를 주로 다루었던 강의가 과연 의미 있는 환경교육이었을까?’라는 질문을 나에게 던지게 했다.

매일같이 가족·친구·이웃들과 함께 숨 쉬고 살아가고 있는 동네 환경부터 우선적으로 관심을 갖고 깨끗하게 가꾸어 가는데,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촉매제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보다 가치 있는 환경교육이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2008년 9월 제정된 환경교육진흥법은 환경교육을 ‘국가와 지역사회의 지속가능발전을 목표로 국민이 환경을 보전하고 개선하는 데 필요한 지식·기능·태도·가치관 등을 배양하고 이를 실천하도록 하는 교육’으로 정의하고 있다. 환경부는 이 법을 근거로 2010년 9월 ‘학습과 실천을 통한 지속가능한 녹색사회 구현’을 비전으로 하는 제1차 환경교육종합계획(2011~2015)을 수립·추진하고 있다. 또 지난 11월 1일 수원시는 2018년까지 45만 전 가구가 환경교육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는 ‘환경교육 시범도시’를 선언하는 등 지자체 수준에서도 환경교육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가와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다양한 환경교육 정책·계획, 프로그램에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없다면 이것은 단지 행정기관과 교육을 담당하는 다양한 주체들만의 잔치에 그칠 수밖에 없다. 실제 지자체나 민간단체, 학교 등에서 추진되고 있는 환경교육 사업들이 지나치게 형식적이거나 눈에 보이는 수치적인 실적에만 매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냉철하게 진단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환경교육의 주된 주체가 되었던 환경관련 민간단체(NPO 또는 NGO)는 무분별한 개발행위로 인해 야기되는 각종 환경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고, 국민들의 환경의식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고, 현재도 그 역할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젠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는 지방의제21(Local Agenda21)의 목적과 부합되게 환경교육의 공간적 범위와 대상을 좀 더 좁혀 일상생활을 공유하는 동네(또는 마을) 단위로 가야할 것이다.

따라서 지역사회의 관심과 실천의식을 제고할 수 있도록 동네와 같은 작은 단위의 환경교육 전문기관 또는 단체, 동네에서 오랜 시간 함께 활동해 온 풀뿌리 단체를 적극적으로 양성·지원해야 할 것이다. 또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동네 환경을 조사·평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지자체를 비롯, 전문 연구·교육기관 등이 행정·재정 및 전문지식·기술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지자체 등의 행정기관은 주기적으로 주민들의 생활과 밀착된 동네환경 이슈를 찾아내고, 이를 주민들과 함께 고민하고 문제해결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환경교육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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