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바람직한 독서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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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형. 동화작가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가 게임을 너무 많이 한다고 잔소리하는 고모를 죽였다는 기사를 읽었다. 목격자인 동생도 죽이려 했지만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는 촉법소년이어서 구속도 할 수 없다고. 컴퓨터·스마트 폰 게임이건 전자오락이건 너무 재미있다는 게 문제다. 마약이나 담배를 쉬 끊을 수 없는 것처럼 게임은 학생들을 중독 시키고 있다.

나는 그 기사를 읽으며 만일 이 학생이 책을 읽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았다. 책을 읽었다면 절대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고 확신한다. 학력을 올리고 인성을 바르게 하는 가장 좋은 교육이 독서교육이기에 모두가 강조하는 것일 게다.

해마다 학교마다, 학년마다 교육과정을 만든다. 그럴 때면 빠지지 않는 것이 독서교육이다. 전국 모든 학교가 반드시 독서교육을 잘 하겠다고 계획을 세우고 학교 운영비의 3%를 도서구입비로 책정한다. 학교마다 도서관이 있어 새 책이 가득하다. 과대학교인 학교도 학생 수에 비례해서 다소 작을 수는 있지만 책을 읽으려고만 하면 일 년 내내 읽어도 부족하지 않을만큼 책이 많다.

학교마다 책을 읽는 학생들은 차이가 크다. 학교장·담임이 독서교육을 강조하거나 사서교사가 있어 도서관 운영을 잘 하는 학교도 있고, 학부모들이 자원해 도서관을 멋있게 운영하는 학교도 많다. 그런데 속을 들여다보면 극히 일부 학생만 자발적으로 책을 읽고 있으며, 남학생들은 거의 책을 읽지 않는다. 아무리 독서를 강조하고, 책 축제를 열고, 사제동행 독서 시간을 운영해도 책을 읽는 학생은 극소수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초등학생 73.7권·중학생 29.8권·고등학생이 15권을 읽었다는데, 어떻게 통계를 냈는지 모르지만 제주에서 이만큼 책을 읽은 학생은 많지 않을 것이다. 책이 너덜너덜하게 읽는 학교도 있지만 도서관엘 가보면 ‘새판찍한’ 책이 너무도 많다.

학생들은 바쁘다. 공부가 끝나면 방과후학교, 학원, 학원 숙제, 복습, TV 보기, 게임하기, 문자주고 받기, 각종 행사 참가. 그래서 어느 시간에 책을 읽어야 하는지. 새벽에 일어나 읽으라고 강요 할 수 없고,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읽으라고 하면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해야 할 놀기와 운동은 언제 하나? 학교에서건 집에서건 학생들은 공부를 하거나 놀기에 빠져 책 읽을 시간이 없다.

또한 독서연령이 제각각이어서 학년별 필독도서를 소화시키지 못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고등학교로 갈수록 인문서적이나 사회학, 철학책들을 필독서로 지정해 독서수준이 한창 떨어진 학생들은 책 읽을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런데 독서연령을 한꺼번에 올려줄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책읽어주기’다. 특히 초?중?고 학교나 학년에 구별 없이 책을 읽어줄 수만 있다면 정말 좋겠다.

Book Start 운동이 있다. 책읽어주기를 태교로 하고, 태어나자마자 책을 읽어주기 시작하는 독서교육 운동이다. 그런데 가정에서 책 읽어 주기를 했으면 그보다 더 좋은 게 없지만 책을 읽지 않은 부모들이 자녀에게 책을 읽어주기를 기대할 수 없다. 독서교육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쁜 선생님들에게 욕먹을 걸 각오하고 말씀드린다면 좋은 책을 골라 매일 몇 페이지씩이라도 읽어주시라고 부탁드리고 싶다. 책을 읽어주면 학생들의 독서연령을 빨리 올릴 수 있고, 제 학년 제 연령에 맞는 책을 읽을 수 있는 힘을 길러 준다. 학생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고, 책 읽는 습관을 기르는 방법 중에 책읽어주기가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책을 읽어주는 선생님이 많아지면 학교가 계획한 독서교육이 성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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