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마을 공동체 위한 희망의 노래...'학교종이 땡땡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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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월초등학교 더럭분교장
     
   
1.애월초등학교 더럭분교장

현재 농어촌지역의 학교는 대부분 6학급 이하의 소규모 학교다. 특히 학생 수 60명 이하인 학교는 항상 통폐합 대상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실정이다.

그동안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소규모 학교 통폐합 추진은 학생 수가 적으면 정상적인 교육이 어렵다는 교육논리에 따라 이뤄졌다. 학생들의 사회성 형성에 좋지 않고, 경쟁의식이 낮아 학업성취도가 낮으며, 전담교사가 없어 예체능교육이 불가능하다는 등을 지적하며 농촌학교의 부정적 측면을 강조했다.

실제로 제주도교육청은 2009년부터 매년 ‘소규모 학교 적정 규모 육성계획’을 수립, 본교 학생수 60명 이하, 분교장 20명 이하를 대상으로 3년 유예기간을 두고 통폐합 연도를 조정해 왔다. 통폐합 시 폐지되는 본교에는 20억원, 분교장에는 10억원, 분교장으로 개편되는 학교에는 1억원을 지원하는 ‘당근’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같은 통폐합 정책은 농어촌지역 주민들에게 커다란 위기감을 안겼다.

마을 구심체 역할을 해 온 학교가 사라질 경우 마을공동체가 붕괴된다는 위기감으로 곳곳에서 학교살리기 운동이 시작됐다. 빈 집 알선, 공동주택 사업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본지는 창간 70주년을 맞아 폐교 위기에 처한 소규모 학교 살리기 성공 사례를 통해 마을 공동체의 의미를 짚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1.애월초등학교 더럭분교장

2014년 11월 기준으로 도내에서 학생 수 60명 이하인 소규모 학교는 초등학교가 24개교로 전체 초등학교의 21.6%, 중학교는 6개교로 전체 중학교의 13.6%를 차지하고 있다.

제주시 애월읍 하가리에 있는 애월초등학교 더럭분교장은 2011년 학생 수 26명에서 2014년 71명으로 3년 새 45명 늘었다. 웬만한 소규모 학교보다 많은 규모다.

교원은 본교 교장을 포함해 모두 9명. 도내 분교장 중 유일하게 교감이 근무하고 있다.

더럭분교장은 1946년 12월 개교한 하가국민학교를 전신으로 하고 있다.

1953년 더럭국민학교로 교명이 변경됐고 1978년에는 학생 수가 366명(12학급)으로 불어났다. 1984년에는 병설유치원이 개원되기도 했다.

이후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1992년 97명으로 감소했고 1996년에는 46명으로 줄어들면서 애월초등학교 더럭분교장으로 격하됐다.

이농현상과 저출산이 맞물리면서 2009년에는 17명까지 줄어들면서 학교에 위기가 찾아왔다.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폐교 위기에 놓이자 마을 주민들이 학교 살리기에 팔을 걷고 나섰다.
마을 주민들은 주택임대사업을 추진, 11억원(제주도 4억원, 자부담 7억원)을 들여 2011년 ‘연화주택’이라는 다가구주택을 완공했다. 100㎡(30평형) 8세대, 85㎡(26평형) 2세대 등 모두 10세대 규모다.

당시 초등학교 자녀 2명 이상을 둔 가족에 한해 보증금 연 200만원, 관리비 연 250만원을 조건으로 내걸었는데 입주민을 모집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전국 각지에서 신청이 이어졌다.
주민들은 이와 별도로 마을을 찾는 외지인들에게 빈 집을 알선하는 한편 마을 환경 개선에도 나섰다.

학교 살리기를 위한 주민들의 노력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2014년 초 사업비 12억원(제주도 5억원, 자부담 7억원)을 들여 25평형 10세대 규모의 다가구주택 추가 조성에 들어가 최근 준공을 끝냈다.

다가구주택을 추가로 조성한 것은 ‘연화주택’에 입주해 있는 10세대 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 이전까지 입주가 마무리되면 학생 수는 더욱 불어날 것으로 주민들을 기대하고 있다.

도내 일부 마을의 경우 학교 살리기 사업을 통해 학생 수가 반짝 늘었다가 과거 수준으로 감소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더럭분교장만큼은 예외다.

전형적인 농촌 마을인 하가리에도 활기가 넘치고 있다. 외지에서 젊은 가족들이 들어오면서 폐교 위기에 놓였던 학교가 되살아나고 마을 인구도 늘었기 때문이다. 학생 수 감소를 걱정하는 일은 남의 일이 됐다.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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