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관’이 ‘명관’이길 바라며
‘구관’이 ‘명관’이길 바라며
  • 강재병 기자
  • 승인 2015.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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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관이 명관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무슨 일이든 경험이 많거나 익숙한 이가 더 잘하는 법이다’ 또는 ‘나중 사람을 겪어 봄으로써 먼저 사람이 좋은 줄을 알게 된다’는 의미다.

아마 3년 만에 제주시장으로 되돌아온 김병립 시장에게 바라는 시민들의 기대를 함축해 놓은 듯싶다.

지난달 18일 김병립 제29대 제주시장이 공식 취임했다. 김 시장이 취임하면서 4개월 넘게 계속됐던 제주시장 공백사태는 가까스로 끝을 맺게 됐다.

2011년 12월 제26대 제주시장을 퇴임하고 꼭 3년 만에 되돌아 온 김 시장이 맞이한 을미년 새해는 그리 녹록지 않다.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우선 개인적으로는 ‘구시대 인물’이라는 이미지에서 서둘러 탈피해야 한다. 원희룡 제주도정이 김 시장을 시장 예정자로 지명할 당시 ‘과거로의 회귀’ ‘변화 기대에 어긋난 퇴행 인사’ 등의 부정적인 시각이 도민 사회에서 회자되기도 했다.

김 시장도 취임식 직후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일각에서는 ‘구시대 인물, 구시대의 한 축을 담당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 더 잘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시장 역할을 제대로 해 나가겠다”며 자신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먼저 꺼내들기도 했다.

김 시장은 취임 이후 ‘시민들과의 수평적 협치’를 내세우며 변화와 개혁,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얼마만큼이나 시민들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김 시장이 또 다른 과제는 제주시의 역량, 일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일이다.

김 시장이 신년 메시지를 통해 제시한 제주시정의 핵심 현안은 교통·주차문제, 쓰레기, 원도심 활성화, 1차산업 경쟁력 강화 등이다. 쉽지 않은 과제들이다.

이러한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밑거름은 다름 아닌 제주시의 능력, 그 자체일 것이다.

제주시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45만8325명. 어느덧 46만명에 육박했다. 지난 한 해 동안만 1만2868명이 늘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2018년에 인구 50만 시대를 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욱이 각종 도시개발 등으로 도시 규모도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인구 50만 도시는 중소도시에서 대도시로 성장했다는 의미다. 50만 도시는 행정구를 둘 수 있고 지방자치법에는 ‘인구 50만 이상의 시가 직접 처리할 수 있는 사무’가 따로 규정돼 있기도 하다.

제주시의 인구와 규모가 성장하면서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반면 도시 팽창에 따른 사회문제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 제주시의 행정 역량이 인구 50만 시대를 감당해 낼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결국 제주시 인구 50만 시대의 틀을 잡아가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와 있고, 그 중심에 김 시장이 서 있는 셈이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행정시인 제주시의 권한과 기능은 급격히 축소됐고, 여러 현안과 사업에서 행정시라는 한계에 부닥치고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제주시의 권한과 기능, 예산이 대폭 확충돼야 한다. 아울러 행정 조직도 개편돼야 하고, 공무원 스스로의 역량도 강화해야 한다.

김 시장은 행정 공무원, 도의회 의원, 제주시장 등 다양한 경험을 가진 장점이 있다. 이러한 장점을 십분 발휘해야 한다. 행정시의 재량을 최대한 확보하고 제주도정과 의회와의 정책적 공조를 이끌어 내야 한다.

김 시장의 임기는 2016년 6월 말까지다. 김 시장이 앞으로 남은 1년 6개월 동안 구시대적인 이미지를 벗고 인구 50만 시대를 바라보는 제주시의 역량을 얼마나 끌어 올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되돌아온 ‘구관’이 ‘명관’이 되길 기대해 본다.







<강재병 사회부장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