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통.폐합 지원금 거부...다세대주택 지어 학생 유치
(3)통.폐합 지원금 거부...다세대주택 지어 학생 유치
  • 김문기 기자
  • 승인 2015.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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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초등학교
   
지난 9일 수산초등학교 교정에 들어서자 드넓은 잔디운동장과 함께 운동장을 둘러싼 아름드리 녹나무와 팽나무, 비자나무들이 반겼다. 본관 앞에는 화려한 수관을 자랑하는 명품 소나무가 우뚝 서 있었다.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교실에서는 겨울방학 영어캠프에 참여하는 학생들로 왁자지껄했다.

인근 풍천초, 신산초, 온평초에서 온 학생들이 수산초 학생들과 함께 비디오와 놀이 등을 통해 영어 교육을 받고 있었다.

불과 수 년 전만해도 학생 수 부족으로 통폐합 위기에 처했던 학교가 영어캠프 중심학교가 될 정도로 안정을 찾은 것이다.

수산초는 1946년 12월 학생 수 137명으로 개교한 이래 1978년에는 8학급 401명까지 규모가 확대됐다. 1984년에는 학생 수가 415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매년 입학생이 줄면서 1995년에는 학생 수가 92명으로 개교 이후 처음으로 두자리수로 떨어졌다.

2008년에는 6학급에 60명으로 줄어들었고 이후에도 학생 수가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학교에 위기가 찾아왔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2009년 수립한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통한 적정 규모 학교 육성계획’ 대상 학교(학생 수 60명 이하인 본교와 20명 이하인 분교장)에 포함된 것이다.

제주도교육청은 2010년부터 소규모학교 통·폐합 추진에 적극 나섰지만 주민들은 학교살리기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학교살리기 운동에 적극 나서며 지역사회의 뜨거운 쟁점으로 부각됐다.

제주도교육청은 2011년 9월 ‘2012년~2014년도 적정규모 학교 육성계획’을 통해 통폐합시20억원의 지원금이란 인센티브를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수산1리 주민들은 제주도교육청에 학교 살리기를 위한 시간을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하는 한편 마을 기금으로 농수산물 판매점 2층에 4동의 주거용 주택을 증축, 2012년부터 초등학생이 있는 가족을 대상으로 주거공간을 제공하는 등 학생 유치에 적극 나섰다.

또 수산1리와 수산2리에서 제공한 학교 발전기금 800만원과 학교 자체 예산을 활용해 중국어 강사를 채용, 특성화 교육과정을 시도하는 등 학교 살리기 운동이 활발이 이뤄졌다.

주민들의 노력에 따라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도 2012년 12월 제주도교육청이 제출한 도립학교 설치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심의하면서 통폐합 예정 학교에 대한 시행 시기를 2년 간 유예하는 것으로 수정·의결하면서 수산초 학생 수가 31명 이하로 감소할 경우 2014년 통폐합 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2011년부터 시작된 주민들의 학교살리기 노력은 학생 유입을 위한 공동주택 사업으로 이어졌다.

주민들은 2013년 3월 임대주택건립 추진위원회를 구성, 8세대 임대주택 건립을 위한 대대적인 모금활동에 들어갔다.

주민들은 서귀포시청을 통한 지원금 2억5000만원에 자체 모금한 7억원을 보태 복지회관 맞은편 공터에 지상 4층 규모의 다세대주택(8세대)을 조성, 2014년 2월 완공했다.

다세대주택을 통해 초등학생 13명, 유치원생 5명이 유입되는 효과를 거뒀다.

주민들은 또 같은 해 11월 다세대주택 인근에 추가로 같은 규모의 다세대주택을 준공했다.

2차로 조성된 다세대주택에는 7가구가 입주를 끝냈고, 1가구는 2월 중 입주를 앞두고 있다. 2차 다세대주택을 통해 추가로 학생 13명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학교 차원에서도 중국어 교육 등 다채로운 특색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들의 학교살리기 운동에 힘을 실었다.

2012년 3월 부임한 장승련 교장은 직접 전교생을 대상으로 글쓰기 지도에 나섰고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통한 학생들의 인성과 예술교육 함양에 심혈을 기울였다.

마을과 학교의 이같은 노력으로 수산초는 2012년 학생 수 25명에서 2013년 32명, 2014년 47명으로 늘었고 2015년 1월 9일 현재 6학급에 53명으로 늘었다.

새학기가 시작되는 3월에는 재학생이 62명에서 65명으로 늘어난다.

장승련 수산초 교장은 “처음에는 아이들을 큰 학교에서 교육시켜야 한다며 통폐합에 찬성하는 주민들과 학교를 살려야 한다는 주민들로 의견이 분분했다”며 “결국 마을 이장을 중심으로 마을이 살기 위해서는 학교가 있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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