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제주도 푸른밤 노랫말따라 온 몸으로 제주 만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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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 출신 가수 최성원
   

가수는 노랫말 따라 그 인생이 간다고 누가 말했을까.
모든 가수가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 그렇게 사는 이가 있기 때문에 가수들 사이에서는 그런 말이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것 아닐까.

 

가수 최성원도 그 말의 근거다.

 

전인권과 함께 한국대중음악의 전설, 들국화의 중심축이었던 그는 들국화가 해체된 후 1988년 개인 첫 음반인 ‘제주도의 푸른 밤’을 발표했다.

 

제주를 더 낭만적이고 서정적이게 하는 그 곡은 제주를 사모하는 사람들, 아름다운 제주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읊조리는 시(詩)와 같은 그 노래, ‘제주도의 푸른 밤’.
“떠나요~ 제주도 모든 것을 훌훌 버리고…”

그도 그렇게 떠나왔다.
노래 가사처럼 매연 뿜어내는 공장이 없고 바다를 볼 수 있는 창문이 있고 감귤 과수원을 일구며 사는 한국 최고의 자연을 자랑하는 지상낙원(地上樂園). 그 낙원의 주인으로 산 세월이 벌써 24년.

 

혼자 지내는 터라 맛집을 돌아다니고 온몸으로 자연을 만끽하며 운동을 즐기는 게 취미인 한국 음악계의 원로.

 

“제주도 먹을거리는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한다”는 그는 전복물회와 흑돼지 구이집 등을 일일이 나열하며 제주생활이 이제는 결코 낯설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듯 했다.

 

특히 요즘 그는 정형화된 생활 속에서도 즐겁고 신나게 살 수 있다는 ‘색다른’ 경험마저 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평일 오후 8시10분~9시 KBS 제주 2라디오에서 DJ로 활약하고 있는 것.

 

프로그램명도 그를 제주도로 이끈 그의 대표곡 제목을 따온 ‘제주도의 푸른 밤, 최성원입니다’이다.
방송은 지난해 4월 13일 첫 전파를 타고 지금까지 9개월을 맞고 있다.

 

“내 인생이 어디 얽매인 적이 있었나요? 내 인생은 자유 그 자체였는데…”
그는 처음 3개월은 정말 맞지 않은 옷을 입고 있는 듯 불편하고 정말 힘들었다고 얘기했다. 그렇지만 그는 이내 곧 라디오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음악은 늘 혼자 들었고 혼자 듣는 것이 좋았는데 같이 들어도 참 즐겁고 좋은 일이라는 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그는 “전국에 있는 들국화 팬들과 함께 제주팬들이 방송을 들으며 자신이 내뱉는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귀 기울여 주고 공감해 주고, 응원해 주는 그 재미의 쏠쏠함이 곧 라디오 진행의 묘미이자 요즘 살아가는 활력소가 됐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가끔 늦은 시간 팬들이 보내주는 간식도 환갑에 DJ로 데뷔하지 않았으면 맛보지 못했을 보람이다.

 

그는 “라디오 진행을 하면서 또 하나 좋은 점은 내 뇌가 녹슬 겨를이 없다는 것”이라며 “방송 준비를 하려면 기억을 되뇌이고 자료를 직접 찾아보고 다시 공부하고, 기억하고 말하고 이게 다 두뇌 훈련이 된다”며 너스레를 떤다.

 

녹슬지 않는 그의 예술적 감각은 여전히 그만의 색깔로 표출되고 있다.  최근에는 최씨처럼 제주에 내려온 ‘문화이주민’ 장필순, 임인건·조동익씨와 함께 음반 ‘애월낙조’를 발매했다. 간간이 공연도 하고 있다.

 

올해 아니면 늦어도 내년에는 그가 구상한 시놉시스로 만들어진 음악영화도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제주의 푸른 환경 얼마나 좋아요. 노래에 이어서 음악영화로 제주를 꼭 그려보려고요.”

 

그는 이미 제주를 배경으로 한 음악영화의 대본작업을 의뢰한 상태다.  대본이 나오는대로 그 음악영화에 삽입될 음악 작업도 할 예정이다.

 

1980년대를 살아온 이들에게 삶의 주제가이자 일기이자 그들의 인생거울과도 같은 노래로 한국대중음악의 전부인 들국화. 3년 전 들국화 해체 24년 만에 원멤버들이 모여 재결성하는가 싶었지만 드러머 주찬권씨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그야말로 전설로 남아버렸다.

 

“원 멤버가 이제 두 명 남았지요. 2명으로 록밴드를 하다는 것이 말이 안 되잖아요. 들국화가 다시 피기는 어렵겠죠.”

 

씁쓸한 듯 쓸쓸함이 엿보였지만 그래도 그에게는 ‘제주도의 푸른밤’이 여전히 펼쳐지고 있고 그 아름다운 제주의 밤은 영화에서 다시 빛날 것이기에 그에게 제주는 영원히 신나는 땅이자 희망이 있는 낙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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