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박사의 연설
명예박사의 연설
  • 김범훈
  • 승인 2007.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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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에 명예박사(名譽博士)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명예박사는 학술 또는 문화 발전에 공헌이 큰 사람에게, 학위 과정 이수나 학위 논문에 관계없이 주는 박사의 칭호를 말한다.

문자 그대로 명예로운 학위인 것이다.

하지만 정식 박사학위 못지않은 권위를 인정받기도 한다. 간혹 학사 위에 석사, 석사 위에 박사, 그리고 박사 학위 위에 명예박사가 있다며 명예박사를 모든 학위 가운데 최고를 친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다보니 명예박사가 ‘힘과 돈 있는 유력 인사’에게 집중된다는 지적들이 적지 않다. 요즈음에는 명예박사들의 연설이 사회적 이슈를 달구고 있다.

▲“인생에서 많은 상을 받지만 자기 자신에게 존중받는 것 이상의 상은 없다. 본래 자신의 모습을 파는 노예가 되지 않아야 한다.”

미국 흑인사상 가장 성공한 여성으로 꼽히는 ‘토크 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가 지난달 워싱턴의 하워드 대학에서 명예 인문학박사학위를 받으면서 한 연설이다. 축하객 3만 여명은 그녀의 감동적인 연설에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고 한다.

지난 7일에는 ‘창조하는 거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하버드대를 중퇴한 지 30여년 만에 모교에서 명예 법학박사 학위를 받으면서한 연설도 화제다. “창조적 자본주의로 불평등을 극복하자”는 그의 연설에 졸업생과 하버드대 동문 등 2만 여 축하객은 모두 일어나 그에게 한참동안 감동의 박수를 보냈다고 한다.

▲국내에선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8일 원광대에서 명예 정치학박사를 받고 특강을 했다. 이날 노 대통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중립 의무 위반결정’에 보란 듯이 “세계에서 유례없는 위선적인 제도”라며 헌법기관과 그 기관의 민주적인 결정을 부정해 버렸다.

선관위의 ‘경고’ 공문을 한나절 만에 찢어버린 것이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 유력 대선후보들을 비판하며 특유의 독설과 막말도 빼놓지 않았다.

심지어는 대통령 5년 단임제를 시행하는 선진국이 없다며 “쪽 팔린다”고까지 했다. 좋게 말해 ‘체면이 손상 된다’로 풀이되는 비속어까지 동원한 연설이었다. 부끄러운 일이다.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가운데, 국민을 감동시키는 연설이 나올 수는 없을까.

정말 쪽 팔리는 것은 명예 정치학박사 학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