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하는 아이? 거짓말 하는 부모!
거짓말 하는 아이? 거짓말 하는 부모!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초등 고학년인 딸이 친구와 통화하면서 다른 약속이 없는데 있다고 하거나, 보지도 않은 영화를 봤다고 하는 등 둘러대기를 많이 한다고 걱정인 어머니가 계셨다. 곧잘 TV나 컴퓨터를 하고도 하지 않았다고 발뺌도 한다고 한다. 얼핏 보면 그다지 심각한 문제가 아니어서 그냥 지나갈 수 있는 문제들이라 자세히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어떤 특수한 목적이 있어서 사실이 아닌 경우를 말하는 것이 거짓말이라면 당장 곤란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은 둘러대기라는 차이가 있다. 우리는 흔히 정직하게 생활한다고 여기면서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둘러대기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오래 전 어느 날, 아이와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데 건너편 테이블에 30대쯤 보이는 여성 3명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잠시 후, 어딘가와 통화를 하는데 “엄마, 지금 00이모가 아파서 병원에 왔는데 조금 늦어지네. 할머니랑 있으면 나중에 엄마가 가서 맛있는 거 사줄게”라고 한다. 잠시 후 아이가 자기도 병원에 가겠다고 했는지 “안 돼! 병원에 가면 너도 주사 맞아야 해. 그러니까 조금만 더 놀고 있어”라고 말한다.

 

상황을 보니 아이를 할머니께 맡겨놓고 친구들과 식사를 하러 나온 모양이다. 그런데 약속 시간보다 늦으니까 아이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던 것 같다.

 

딸아이와 같이 그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나는 엄마로서 조금 부끄러웠다. 내 아이가 보기에 모든 엄마들이 이러는 거라고 생각할까 하는 염려 때문이었다. 아마 이 어머니도 자신은 거짓말을 하면서 누가 물어보면 하지 않는다고 대답할 지도 모른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둘러대기도 거짓말인 셈이다.

 

아이가 둘러대기 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한번 쯤 내가 이런 모습이진 않았을까 짚어보는 것은 어떨까? 집에 걸려온 전화가 별로 반가운 전화가 아닐 경우 무심코 ‘엄마 없다고 해라’라고 말했다거나, 별로 관심 가는 일이 아닐 경우 다른 핑계를 대며 둘러대기를 한 적은 없는지 생각해 보자. 부모인 나는 이러면서 자녀는 진솔하고 정직한 사람으로 자라주기를 바라는 건 조금 무리가 아닐까 싶다.

 

이럴 때, 자녀에게 먼저 솔직하게 고백하자. 엄마도 모르게 그런 일이 몇 번 있었는데 살다보니까 그게 좋아보이진 않더라고. 그래서 내 아이는 거기서 머물지 말고 진솔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았으면 하는 거라고. 그럴 때는 솔직하게 “미안해, 나 지금 나가고 싶지 않아. 우리 다음에 만나자”라고 한다거나 “엄마 죄송해요. 조금만 보려고 했는데 시간이 많이 지나버렸네요. 다음부턴 조심할게요”라고 하는 것이 둘러대기 하는 모습보다 훨씬 예쁠 거라고 말해보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