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감귤 대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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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 감귤을 대부분 버려야 하는 최악의 감귤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상품용 저장 감귤 출하가격이 비상품 감귤 값에도 미치지 못하는 데다 저장 감귤의 부패도 심화되면서 감귤 농가들은 저장 감귤을 처리할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해 손을 놓고 있다.

지난 6일 도매 시장에서 자신이 계통 출하한 감귤 80여 상자(이하 상자당 15㎏ 기준)의 평균 경락가가 상자당 평균 2000원선에 그쳤던 남원읍 신흥리 오방훈씨(45)는 창고에 남아 있는 감귤 3000관(이하 관당 3.75㎏ 기준)을 버리기로 작정했다.

오씨는 “상품으로 출하하면 오히려 돈을 보내 줘야 할 판이고 상품을 가공용으로 팔려면 애석하기도 하고 2~3일씩 기다려야 하니 전부 버리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감귤 유통비용이 수수료 등을 포함, 상자당 2820원 정도인 것을 감안할 때 지난 6일 오씨가 출하한 감귤의 경락가는 유통비용에도 훨씬 모자랐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7일 경매에서도 이어졌는데 안덕농협을 통해 감귤을 계통 출하했던 5농가 중 양창효씨(화순리) 감귤 134상자의 평균 경락가가 1186원밖에 되지 않는 등 평균 경락가가 3000원도 안 되는 농가가 4농가에 달했다.

이처럼 상품 감귤 경락가가 유통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최근 대부분 감귤 농가들이 저장 감귤의 출하를 포기하고 있다.

10일만 하더라도 남군 지역 243개 감귤 선과장 중 절반 가까이가 가동을 중단했고 그나마 가동하는 선과장의 경우 감귤 선과량을 대폭 줄였다.

이처럼 저장 감귤의 처리상황이 최악의 상태를 보이면서 상품용 감귤을 가공용으로 출하하는 농가들도 속출하고 있다.

남원읍 신흥리 김기복 이장(44)은 10일 상품용으로 저장했던 감귤 400관(관당 3.75㎏)을 가공용으로 판매했다.

지난 7일 전국 도매시장에서의 감귤 평균 경락가의 경우 상자당 4200원으로 유통비용을 제하면 ㎏당 상품 감귤 가격이 80~93원 정도에 불과, 수송비를 포함한 가공용 감귤 수매가 ㎏당 100원에도 미치지 못했고 앞으로 출하 전망도 밝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이장은 “저장 감귤이 점점 부패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품 감귤의 출하가격이 가공용 감귤 수매가격보다 못한 실정이다 보니 상당수 농가들이 상품 감귤을 가공용으로 출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행정 당국은 현재 도내에 출하를 못한 저장 감귤이 제주시 7000여 t, 서귀포 5만t, 북제주군 3만2000여 t, 남제주군 3만5000여 t 등 12만4000t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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