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사냥 게임의 교훈
사슴사냥 게임의 교훈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경제학의 게임이론에 나오는 사슴사냥 게임을 소개해 본다. 한 무리의 사냥꾼들이 사슴을 잡기 위해 모였다. 사냥꾼들은 사슴을 잡는 데 모두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 약속한 대로 사슴사냥에 참여한 모든 사냥꾼들이 협력한다면 사슴을 잡아 적당한 양만큼 먹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중 한 사람이 옆으로 지나가는 토끼를 잡기 위해 배반한다면, 그는 토끼 고기를 먹을 수 있지만 다른 사냥꾼들은 아무것도 먹지 못한다. 왜냐하면 한 사람의 배반으로 사슴을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모든 사냥꾼들이 토끼를 잡기 위해 사슴사냥에서 상호 배반하게 된다면 그들은 모두 토끼를 조금 먹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하지만 목표로 한 사슴은 잡을 수가 없게 된다.

이 게임은 모든 사냥꾼들이 토끼를 잡는 데 협력할 것이라는 믿음 아래서 전체 사냥꾼들 중 한 사람의 배반도 허용되지 않을 때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즉 정해진 약속을 철저히 지킨다면 사냥꾼들은 목표로 하는 사슴을 사냥하여 모두 만족하면서 사슴고기를 나눠 가질 수 있다. 경제학에서 다루는 게임이론에서 상호간의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는 예이다.

최근 북제주군에서 추진하는 간벌사업이 상당히 고무적인 것으로 생각되어 소개해본다. 북제주군은 고품질 감귤생산과 생산조정을 위해 특수시책사업으로 2분의 1 간벌을 추진하고 있다. 10일부터 간벌운동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참여농가에게는 ㏊당 100만원에 상당하는 축분발효혼합비료를 지원하고 있다. 2분의 1 간벌 운동은 2~3년의 단기간에 생산량 감축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고품질 감귤생산을 위해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북군에서 시행하는 2분의 1 간벌운동이 전도적으로 모든 농가에 의해 자발적으로 시행될 수 있다면 제주감귤은 희망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북군지역에서만 이러한 간벌이 이루어진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사슴사냥 게임의 예를 통해서 보듯이 아무리 좋은 시책이라 할지라도 전지역에서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효과는 기대할 수가 없다. 제주감귤을 살리기 위한 노력은 농가 전체의 참여하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모든 생산농가들이 고품질 감귤생산과 생산량 조정을 위한 노력에 동참할 때 가장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해보라는 말이다. 상대방을 대할 때 자신을 상대방의 입장에 놓고서 생각해 보면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감귤생산농가들은 감귤소비자의 입장에서 왜 소비자들이 감귤을 외면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려고 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간벌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간벌을 하는 사람들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 본다면 2003년산 제주감귤의 해법이 있다고 본다. 특히 내가 간벌을 하지 않는데 남이 간벌을 하리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오늘 우리 감귤산업이 처한 현실은 가히 위기적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위기라고 해서 손을 놓고, 누구를 원망하고 탓만 하기에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지 않은가. 오늘의 위기는 우리 모두의 책임으로 일단 받아들이자. 모든 위기가 반드시 파국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주어진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기 위해 지자체, 생산농가, 생산자단체 등이 합심일체가 되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한다면 반드시 회생의 길은 있다고 믿는다. 자, 이제 일어나서 2분의 1 간벌운동에 모두 동참합시다! 2분의 1 간벌운동!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