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포럼] 영어타운을 ‘메이드 인 제주’ 브랜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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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브랜드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브랜드만 보고 기업의 제품을 선택할 정도로 브랜드의 영향력은 매우 중요하다. 브랜드의 필요성은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방자치시대 개막으로 지역발전을 위해 경영마인드가 도입되면서 자치단체들마다 제대로 된 브랜드 개발에 열중이다.

제주도도 예외는 아니다. 그동안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제주하면 쉽게 떠오르는 브랜드는 청정 자연환경, 천혜의 관광도시, 감귤의 고장 등을 들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제주국제자유도시, 세계평화의 섬 등이 추가됐다.전자에 비해 후자의 외부 인지도는 크게 떨어지는 편이다. 전자의 브랜드 가치로 인해 제주가 지금까지 성장 발전을 거듭해 왔다고 해도 지나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청정 제주와 이와 유사한 브랜드만을 갖고 제주가 치열한 경쟁시대에서 과거의 영광을 누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하고 홍보에 심혈을 쏟아야 할 시점이다. 브랜드 가치의 결정 주체는 소비자인 고객이다. 즉 지자체 내부의 도민보다는 외부인이다. 외부인이 그 브랜드의 가치를 인정하고 구매에 나서야 제주의 브랜드 파워는 커지는 것이다. 기업이 아무리 좋은 상품을 만들었다 하더라도 소비자가 외면한다면 소용 없다.

이런 이유에서 지난해 말 재정경제부가 서비스산업 경쟁력 종합대책의 하나로 공표한 ‘제주영어전용타운’ 조성은 제주에게 희소식이면서 소비자의 구매력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이다. 그만큼 성공 여하에 따라 제주의 대표 교육브랜드로서 가치가 충분하다.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외로 나간 조기 유학생은 3만 5100여 명에 이른다. 대부분 영어연수를 위한 선택이다. 조기 유학생의 95%가 영어연수를 한다고 보면 된다. 이에 따라 유학 연수 수지의 적자규모가 급증세이다. 올 한해만 해도 45억 7000만 달러로 추정되며 5년 후에는 103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기러기 가족의 문제는 달러로 환산할 수 없는 무형의 적자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어마을을 조성하고, 원어민 교사를 확대 채용하고, 영어교육을 조기 실시할 계획이지만 해외 유학붐은 쉽게 수그려들 것 같지 않다.

이를 제주의 입장에서 보면 영어전용타운의 국내 시장성은 대규모인 것으로 판단될 수 있다. 또 국민 대다수가 그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점도 성공 예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물론 영어전용타운이 제주의 대표 브랜드화 해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은 지속적인 공적 재정지원의 확보와 프로그램의 차별화에 있다. 정부가 밝힌 투자비 규모만 해도 1조 6000억원 내외에 사업기간도 오는 2010년까지로 국고로 충당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이같은 과제는 최근 한국교육학회 제주지회 주최로 개최된 ‘제주교육산업의 미래와 전망’이란 세미나에서도 제기됐다. 한국외국어대 장태엽 교수영어전용타운 자문위원)는 세미나를 통해 “정부가 용지비를 비롯해 기반시설, 공공교육시설을 제외한 부분에선 최대한 민자를 유치한다는 계획인 데다 운영 초기 조기 수익 창출구조로 변화를 모색하면 교육비 인상과 교육의 질 저하 등의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 교수는 타운내에 영어타운 학습자 외에 영어권 관광객들의 왕래가 영어타운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도록 이들을 위한 유럽식 호텔이나 쇼핑몰건축을 제안했다. 또 원어민에게 가게를 분양해 생활 자체가 영어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게 느끼도록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제 교육도 산업이다. 영어타운이 제주지역 경제에 효자 노릇을 할 수 있는 옥동자로 태어나도록 지자체와 교육계가 역량을 모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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