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마을 공동체 똘똘 뭉쳐 학교 분.폐교 위기 극복
(8)마을 공동체 똘똘 뭉쳐 학교 분.폐교 위기 극복
  • 김현종 기자
  • 승인 201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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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월읍 봉성리 어도초...공동주택 2채 지어, 연말까지 3차 건립 추진
   

봉황지세(鳳凰地勢)로 널리 알려진 오름인 어도봉 자락에 자리한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이곳에 있는 어도초등학교는 1940년 애월공립 심상소학교 부설 어도간이학교로 인가돼 3년 뒤인 1943년 어도국민학교로 개교했고 4·3사건 때 교실이 불 타 휴교하는 아픔을 겪었다.

 

1949년에 재개교한 이 학교는 1963년 어음분교장과 1969년 화전분교장을 차례로 개장했고 1996년엔 어도초로 개명했다. 화전분교장은 1988년, 어음분교장은 1999년에 폐장됐다.

 

어도초의 학생 수는 두 분교장을 거느리던 1978년 444명으로 최고에 달한 후 감소세로 돌아 1982년 400명에 못 미치는 398명으로 줄었다. 1985년(296명)엔 300명 선이 무너졌다.

 

어도초는 전국을 휩쓴 이농현상으로 학생이 급감한 전형적인 피해 사례다. 1990년 전교생은 83명으로 쪼그라들고, 급기야 1996년에는 과거 1개 학급에도 못 미치는 50명뿐이었다.

 

1997년 제주도교육청에게서 어도초가 2년 뒤 분교 조정 대상이란 통보가 마을로 날아들었다. 주민들은 마을 내 유일한 공공기관의 지위가 격하될 수 있다는 점에 위기감을 느꼈다.

 

그해 주민들은 긴급 마을 임시총회를 열고 학교 살리기 운동을 결의했다. 곧바로 주민들은 마을 내 빈집 6가구를 수리해 초등학생이 딸린 외부 가정에 임대한 결과 학생 13명이 어도초로 전입했고, 이듬해에도 빈집을 고쳐 임대한 결과 17명의 학생을 늘리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주민들은 1998년 국가 시책에 따라 재학생이 105명 미만인 학교는 2001년부터 통·폐합 대상에 포함된다는 ‘섬뜩한 통보’를 또 한 번 받았다. 즉각 주민들은 마을회관에 모였고 이번엔 공동주택을 지어 학생을 늘리기로 결정해 84명이 참여하는 추진위원회를 꾸렸다.

 

추진위는 1억300만원을 모금하고 지역 내 골프장 관련 주민 숙원사업비로 1억원을 받아 예산을 마련한 후 1999년 2월 착공했다. 6월에 학교 코앞 도로변에 9세대 규모의 제1차 봉성문화주택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해 어음분교장이 폐장돼 12명 학생이 어도초로 편입했다.

 

2007년 주민들은 로드랜드골프장 개설에 따른 마을 지원비 3억원을 비롯해 행정 지원금 1억원, 마을 자체자금 등을 모아 학교 서쪽에 8세대 규모의 제2차 봉성문화주택을 건립했다.

 

공동주택은 즉각 효력을 발휘했다. 어도초 재학생은 2000년 111명에 이어 2002년 124명까지 불었다. 이후 2007년 106명, 2008년 91명, 2010년 84명 등으로 다시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학교 살리기 운동 역시 현재 진행형이다. 주민들은 이미 약 3800㎡ 부지를 확보한 후 15세대 규모의 제3차 봉성문화주택 건립을 추진해 올 봄 착공해 연내 준공할 계획이다. 비교적 부지가 넓은 이곳에 주민을 위한 목욕탕 등 편의시설도 함께 조성될 예정이다.

 

주민들은 학교 살리기의 연장에서 어도초에 실내 체육관을 건립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박종욱 어도초 교장은 “학교가 존폐 위기에 처한 후 주민들이 똘똘 뭉쳐 다시 살려내고 있다”며 “농촌지역 학교 특성 상 학생들의 문화 혜택이나 언어 교육, 예체능 체험기회가 절대 부족한 현실을 교육에도 반영해 다양한 특성화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해 왔다”고 전했다.

 

박 교장은 “학교와 마을이 상호 보완하며 공존하는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학생들은 마을을 이해하고 사랑하며 주민들은 학교행사에 동참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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