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비경 속에 어머니 약초 캐러 갔다 죽은 남매의 슬픔 서려
(7)비경 속에 어머니 약초 캐러 갔다 죽은 남매의 슬픔 서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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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神, 매로 변해 지맥 끊으러 온 중국 고종달의 배 침몰시켜

 

   

제주의 서쪽 끝자락. 바다에서 우뚝 솟은 수월봉이 자리 잡고 있다.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에 위치한 수월봉은 해발 77m의 높지 않은 봉우리지만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日沒) 경치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수월봉 정상에 오르면 차귀도가 한 눈에 들어 온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사람이 살었으며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차귀도는 섬을 떠받치고 있는 절벽과 푸른 들판, 에메랄드 빛 바다와 어우러져 제주의 여러 섬들처럼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아직 겨울 기운이 채 가시지 않아 바다바람이 제법 매섭기는 하지만 이 곳 수월봉 정상에 서서 맞는 바다 바람은 차갑기보다는 말로 형언하기 힘든 절경 때문인지, 오히려 포근함과 함께 건강한 기운을 쐬는 느낌이다.

 

두 팔을 벌리면 눈앞에 있는 차귀도와 제주 바다가 품에 안길 것만 같다.

이처럼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하는 수월봉과 차귀도에는 어머니 약초를 구하러 갔다가 형제를 잃은 남매의 슬픔과 제주의 지맥을 지킨 매의 전설이 깃들어 있다.

 

 

   

▲탐라를 지킨 한라산 수호신

제주의 여러 섬 중에서도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섬, 차귀도는 섬을 떠받치고 있는 절벽, 평평한 들판 그리고 주변에 있는 와도와 지실이도를 이루고 있는 기암 등으로 매우 인상적인 풍광을 보여준다.

 

마치 한 폭의 산수화와 같은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차귀도는 우리의 기상을 살린 매와 관련된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이 섬은 원래 대나무가 많이 자라 죽도(竹島)라고 불렸다.

옛날 중국 송나라는 탐라섬에서 장차 중국에 대항할 큰 인물이 나타날 기운이 있어 이 지맥을 끊기 위해 고종달(일설에서는 호종단)을 보낸다.

 

고종달은 온 섬의 지맥과 수맥을 끝은 뒤 송나라로 돌아가려고 죽도 앞을 지날 때 날쌘 매가 날아와서 돛대 위에 앉더니 별안간 돌풍을 일으켜 배를 침몰시키고 말았다.

한라산 수호신이 매로 변해 고종달이 돌아가는 것(歸)을 막았다(遮)고 해서 차귀도(遮歸島)란 이름이 생겨났다고 한다.

 

▲아직도 흐르는 녹고의 눈물

옛날 고산리에 수월이와 녹고라는 효성 깊은 남매가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었다.

어느 해 어머니가 병에 걸려 자리에 눕게 되자 두 남매를 사방으로 약을 구하러 다녔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스님이 마을 해안가 봉우리(수월봉)에 있는 약초가 병을 낫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알려줬다.

이 남매는 봉우리 절벽에서 약초를 발견했으나 그만 수월이가 절벽 밑으로 떨어져 죽고 말았다. 이에 녹고는 슬픔을 못 이겨 17일 동안 울었다고 한다.

 

이 녹고의 눈물이 바다 쪽에 있는 녹고물이고 전해지고 있으며 수월이가 떨어진 봉우리를 수월봉이고 불리고 있다.

 

지금도 수월봉 아래 엉알 해안변 곳곳에는 수월봉 바위틈을 타고 내려오는 물방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수월이가 절벽으로 떨어져 죽은 지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수월이의 죽음을 슬퍼하는 녹고의 눈물이 아직도 흐르는 듯 하다.

 

현재 수월봉은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약 1만8000년 전 마그마가 물을 만나 폭발하며 뿜어져 나온 화산재가 쌓이면서 형성된 수월봉. 해안절벽을 따라 다양한 화산 퇴적물들을 쉽게 관찰 할 수 있어 화산학의 교과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를 관찰하기 위해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일제의 아픈 역사를 간직하기도 한 곳이다.

 

당시 미군 군함이 고산지역으로 진입할 경우 갱도에서 바다로 직접 발진해 전함을 공격하는 자살특공대용 보트와 탄약을 보관하는 갱도진지가 구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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