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방송 해주세요!" KBS 광복70주년 특집극 '눈길'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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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소녀배우들이 전한 가슴 찢어지는 위안부 참상
   

"정말 의도치 않게 토요일 저녁 시청하게 됐다. 그러곤 개그콘서트도 포기하고 10시30분만을 기다리게 됐습니다. 열연해 준 두 배우와 그밖에 스태프분들께 다시금 감사의 인사 전해봅니다. 더 많은 분이 볼 수 있길 바라며 재방송을 요청해 봅니다."
   

 "이 드라마 홍보가 많이 되지 않았던 것이 아쉽습니다. 모르고 있다가 2부 끝 부분만 봤어요. 재방송 요청합니다."
   

KBS 1TV가 3·1절을 맞아 광복 70주년 특집극으로 방송한 2부작 드라마 '눈길'에 대한 시청자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 '눈길'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위와 같은 재방송을 요청하는 글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
   

일제의 군화에 짓밟힌 종군 위안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눈길'은 열다섯 꽃다운 나이에 영문도 모른 채 일제의 손아귀에 잡혀 만주로 끌려가 영혼을 짓밟혀야했던 두 소녀의 이야기를 그렸다.

   

실제 15세인 아역배우 김향기와 김새론이 주인공 종분과 영애를 각각 맡아 열연한 드라마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일본을 조용하지만 강하게 고발했고, 위안부 문제에 대해 멀어져가던 우리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김향기가 연기한 종분은 가난 때문에 많은 것을 포기하며 살아야하는 소녀다. 학교다니는 친구 영애가 부럽기만 하고, 남몰래 좋아하는 영애의 오빠 앞에서는 한없이 수줍음을 타는 순박한 아이다. 종분은 엄마가 돈 벌러나간 사이 한밤중 집에 들이닥친 일제의 앞잡이들 손에 붙들려 만주행 열차에 실린다.
   

김새론이 연기한 영애는 종분과 달리 곱게 자라나 학교에서도 1등을 하는 자존심 강한 소녀다. 선생님을 꿈꾸던 영애는 학교 대표로 뽑혀 일본 유학을 가는 줄 알고 위풍당당하게 집을 나섰지만 알고보니 영애 역시 종군위안부로 끌려가는 것이었다.

   

작가와 PD 모두 여성인 '눈길'은 종분과 영애가 만주에서 겪는 가슴 찢어지는 참상을 직접적으로 묘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들의 아픔에 드리운 그림자만을 묘사하는 것만으로도 화면은 분노와 눈물로 가득찼다.

   

2월28일 방송된 1부 시청률은 5.4%, 3월1일 방송된 2부 시청률은 5%로, 2~3%를 기록하고 있는 SBS TV 주말극 두 편보다도 시청률이 높았다.

   

소녀들을 짐승처럼 가둬둔 방에 일본군은 수십명씩 쏟아져 들어갔다. 소녀들이 임신을 하자 낙태약을 먹이고, 성병에 걸리자 총살을 시키던 일제는 패전하자 일본인 전문 매춘부들만 몰래 솎아낸 뒤 조선인 위안부들에게 집단으로 총을 갈겼다.

   

육체가 유린당하고 영혼이 파괴되는 속에서 종분은 "그래도 살아남아 고향 가서 엄마랑 살겠다"며 버틴다. 자존심 강한 영애는 "짐승처럼 사느니 차라리 죽겠다"며 자살을 시도하기도 한다.

   

드라마는 열다섯 종분과 이제는 80대 노인이 된 현재의 종분을 교차해 보여주며 살아남은 자의 슬픔과 굴레와 한을 보여줬다. 동시에 그가 살아있는 것이 곧 용기이자, 우리가 잊지말아야할 역사이며, 그런 현재의 종분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지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현재의 종분에게 그가 보살펴준 옆집 소녀는 "할머니가 잘못한 게 아니야"라고 말한다.

   

전쟁이 끝난 후 극적으로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부끄러워, 수치스러워 자신을 내놓지 못하고 결국은 도망치고 숨어지내야했던 현실의 많은 종분들에게 드라마 '눈길'이 전하는 메시지이자, '잘못'한 것이 누군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외침이다.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생존자는 53명으로 줄었다. 그러는 동안 일본은 제대로 된 사과는커녕, 역사 왜곡을 통해 이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기만 했다.

   

종분과 영애를 연기해낸 것이 기특하기만 한 김향기와 김새론은 앞서 이 드라마의 제작발표회에서 "위안부는 우리가 기억하고 잊지 말아야할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향기는 "작품을 찍으며 이분들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프고 외로웠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내가 느꼈던 것을 시청자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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