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인근 학교 통폐합 불구 굳건히 지켜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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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표선면 가마초등학교
   
새학기를 앞둔 지난 2월 27일 서귀포시 표선면 세화2리에 있는 가마초등학교(교장 강경숙)를 찾았다.

학교 입구에 자리한 돌하르방이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손님을 반기는 가운데 잘 가꾸어진 나무와 화초들로 둘러싸인 교정이 인상적이었다.

분재와 화초, 나무들로 뒤덮인 교정과 알록달록한 물감으로 물들인 듯한 학교 건물은 마치 동화속 나라를 온 것 같은 풍경을 자아냈다.

세화2리의 원래 이름은 포구의 머리에 자리잡은 마을이라는 의미의 ‘갯머리’에서 변형된 ‘가마리’다. 학교 명칭도 옛 마을 이름에서 따왔다.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가마초도 과거 통폐합 대상 학교로 거론됐지만 주민들의 노력으로 살아남았다.

지난 1996년 인근 세화1리에 있던 옛 화산초등학교와 통합 논의가 이뤄지면서 세화1리와 세화2리 일부 주민들이 두 학교를 통합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주도교육청에 전달한 것이다.

뒤늦게 이같은 사실을 안 세화2리 다수 주민들은 이듬해 7월 마을 총회를 열고 ‘학교살리기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도교육청과 도의회에 반대 청원서를 내는 등 학교 통폐합 반대 운동에 나섰다.

주민들은 당시 “마지막으로 남은 마을의 소중한 자산인 학교가 사라질 경우 마을의 결속력이 와해된다”며 “현대화라는 명목하에 학교를 없애는 비극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주민들의 이같은 노력으로 당시 인근 화산초(세화1리 소재), 하천초(하천리), 가시초(가시리)가 ‘한마음초’로 통폐합됐지만 가마초는 꿋꿋하게 살아남았다.

가마초는 1968년 화산국민학교 분교장으로 출발, 1973년 본교로 승격한 이래 1980년에는 재학생 수가 학교 역사상 가장 많은 212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낮은 출산율과 이농현상 등으로 취학 아동이 줄어들면서 2002년 이후 재학생 수가 100명 이하로 떨어졌다.

근래 들어서는 2011년 49명, 2012년 43명, 2013년 38명, 2014년 43명으로 50명을 채우기도 벅찬 상황이다. 급기야 올해에는 졸업생은 늘고 입학생은 줄어들면서 학생 수는 35명으로 지난해보다 8명 감소했다.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위기를 느낀 주민들은 지난해 ‘학교살리기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빈 집 알선’과 ‘임대주택 제공’ 사업을 통해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외지인 가구 유치 활동에 들어갔다.

주민들의 노력으로 지난해에는 마을회관 인근에 6세대가 입주할 수 있는 다세대주택을 신축했다.

빈 집 알선과 다세대주택 제공을 통해 학생 14명을 추가로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고춘매 가마초 교감은 “올해 재학생 35명 중 외지인 자녀는 14명이다. 주민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학생 수는 21명에 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교감은 “1981년 서울에 있는 이수초등학교와 자매결연을 맺고 매년 학생 교류방문 활동을 벌이는 등 농촌에 자리한 소규모 학교의 이점을 살린 특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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