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채소 작목 전환, 비전 제시가 급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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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산 월동채소류는 전국 시장 점유율이 상당히 높다. 월동무는 100%, 당근은 92%, 양배추는 76% 등을 차지한다. 지리적 이점 덕분이다. 육지부는 여건상 겨울철에 노지에서 채소를 재배하기 힘들다. 월동 채소가 도내 농가의 주요 소득원으로 자리잡은 요인에 속한다. 2012년 기준으로 조수입은 무 1248억원, 양배추 829억원, 당근 698억원에 달했다.

한데 매년 수확철에만 접어들면 농민들의 한숨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과잉 생산으로 가격이 폭락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 몇 년 사이엔 이런 악순환이 어김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작물별로 또는 작물 전체적으로 이른바 ‘풍년의 역설’을 겪고 있는 게다. 산지 폐기 같은 땜질 처방이 반복되는 이유다.

사실 월동채소류는 기후 변화와 작황 등에 따라 생산량 변화가 심하다. 반면 경기 침체와 방학기간 급식 중단 등으로 소비는 갈수록 둔화되는 추세다. 그럼에도 수급 조절이 쉽지 않다. 농민들이 마땅한 대체 작목을 찾지 못해 과잉 생산이 예상되는 것을 알면서도 다시 심는 일이 허다한 탓이다.

수급 안정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는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월동채소 작부(作付)체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재배 면적을 현재보다 1500여 ㏊(월동무 689㏊, 양배추 431㏊, 당근 394㏊) 감축하고, 맥주보리와 메밀, 콩, 조 등의 대체 작목을 심겠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아서다. 적정 소득 보장과 안정적인 판로 개척이 우선 선행돼야 한다.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다. 실제 2015년산 맥주보리 수매가가 40㎏들이 가마당 5만원(1등품 기준)으로 인상되자 재배 면적이 급증, 판로 확보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전에 재배 기술 보급도 이뤄져야 한다. 종자 공급도 원활해야 함은 물론이다. 보조금 등 정책적 지원도 강화돼야 한다. 그래야 작목 전환을 유도할 수 있다. 아니 농가들 스스로 대체 작목을 재배할 수 있다. 강조하지만 동기 부여가 없으면 월동채소 재배구조를 개선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이와 관련해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관련 기관ㆍ단체의 분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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