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출마자 대부분이 해당 조합의 발전과 조합원의 권익 향상을 위해 선거에서 열심히 뛰고 있을 거라 믿는다. 하지만 “무조건 당선되고 보자”는 일부 후보들의 그릇된 인식이 선거판을 온통 흐려놓고 있다. 우물 전체를 구정물로 만드는 미꾸라지 같은 존재다. 하지만 그들만 탓할 것도 아니다. 일부 조합원들은 “빵빵한 연봉을 받고 막강한 권한이 있는 조합장인데, 돈 몇 천만원도 안쓰고 당선되려 하느냐”며 노골적으로 무엇을 요구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악취가 진동하는 타락상은 일일이 열거할 수도 없다. 그 옛날 막걸리나 고무신을 돌리며 표를 사고 팔던 시절이 연상될 정도다. 선거문화의 시계바늘이 거꾸로 돌아가는 것 같아 참으로 답답하다.
제주에서는 금품 살포와 같은 중대 범죄가 아직까지는 적발된 사례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 과열 혼탁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 걱정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경찰은 기부행위와 후보비방 및 허위사실 공표 등 10건의 불법 행위에 대해 내사나 수사를 진행 중에 있다.
동시 조합장선거는 선거운동 기간이 짧은데다 그 방법도 엄격히 제한되다 보니 불법 행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었다.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그게 현실이 되고 있다. 선거관리를 맡은 선관위의 집중 감시가 필요하지만 후보들과 조합원들의 의식 개선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미래지향적 조합문화를 만드는데 모두가 떳떳하고 당당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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