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폐교 위기서 구좌읍서 3번째로 재학생 많은 학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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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구좌읍 송당초등학교
   
1970년대 재학생이 200명을 넘었던 송당초등학교는 젊은이들이 직장을 찾아 마을을 빠져나가면서 1990년대 후반부터 위기가 찾아왔다.

100명 아래로 떨어진 학생 수는 더 이상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해가 거듭될 수록 지속적인 감소 현상을 보였다.

1999년 1월부터 마을과 학교, 동문회를 중심으로 학교살리기 운동이 시작됐다.

같은해 4월에는 학교살리기 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체육대회 등 각종 행사가 열릴 때마다 학교살리기 캠페인을 벌였다.

이후 한동안 주춤했던 정부의 소규모 학교 통폐합 추진 시책이 2005년부터 수면 위로 또다시 떠오르면서 마을에 비상이 걸렸다.

마을회는 학교 정문을 비롯한 마을 곳곳에 ‘우리 학교를 지켜주세요’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학교운영위원회도 ‘모교를 살리자’는 내용의 홍보물을 각 가정과 동문회원들에게 발송하며 위기 상황을 알렸다.

주민들은 이와 함께 빈 집을 정비해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외지인들에게 제공하는 등 학교살리기 운동에 팔을 걷어 나섰다.

하지만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은 막지 못했다. 2011년 50명이던 재학생은 2012년 43명, 2013년 42명으로 떨어지며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주민들은 급기야 학생 유치를 위해 마을회 소유 공유지를 활용해 임대 공동주택을 건립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사업비 10억원을 들여 2013년 10월 마을회관 맞은편 부지에 공동주택 2동 신축에 들어가 이듬해 10월 11일 준공식을 가졌다.

‘당오름빌’이라는 이름을 가진 공동주택은 연면적 7206㎡에 3층 규모로 12가구(동별 6가구)가 입주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사업비 10억원 중 절반은 제주특별자치도로부터 지원받았고 나머지 절반은 주민들이 모금 활동을 벌여 마련했다.

마을회는 ‘당오름빌’ 입주 자격을 초등학생 이하 자녀가 많은 가구를 우선 순위로 뒀다.

전국 단위로 입주자 공모에 들어가자 희망자가 몰렸다.

보증금 100만원에 월 관리비 5만원으로 사실상 무상임대 조건에 송당리 마을에 살고 싶다는 문의가 전국에서 폭주했다.

일부 마을 원로들 사이에서는 당시 마을 재산으로 집을 지어 외지인들에게 제공하는데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지금은 당시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당오름빌’ 입주가 시작된 2014년 10월 이후 재학생이 63명으로 늘면서 마을이 활기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외지에서 들어온 ‘신참 주민’들은 마을 경조사나 체육대회, 경로잔치 등 각종 행사가 있을 때마다 적극 참여하고 있다.

고정식 송당리장은 “당오름빌에는 회계사, 컴퓨터 프로그래머, 파워블로거 등 다양한 직업군의 외지인들이 입주해 있다”며 “마을 토박이와 새로운 입주민들이 화목하게 어울리면서 마을에 생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부성탁 송당초등학교 교장은 “당오름빌 입주 이후 학생 수가 늘면서 제주시 구좌읍 관내 9개 초등학교 중 우리 학교가 김녕초, 세화초 다음으로 규모가 큰 학교로 자리잡게 됐다”며 “학부모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소규모 학교의 강점을 살린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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