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물줄기 따라 화산섬의 속살을 느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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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천(안덕계곡) 탐방로

한라산 남서쪽 삼형제 오름 일대에서 시작해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 해안으로 이어지는 창고천의 물줄기는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다.

 

제주는 하천의 대부분이 비가 내리지 않으면 물을 구경할 수 없는 건천으로 창고천처럼 항상 물이 흐르는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다.

 

16.5㎞ 길이의 창고천은 본래의 이름보다 하류에 위치한 안덕계곡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천연기념물 제377호로 지정된 안덕계곡에는 환경부 지정 보호 야생식물인 솔잎란과 고란초, 지네발란 등 희귀식물을 비롯한 300여 종의 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안덕계곡을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탐방로가 조성돼 있어 화산 활동으로 탄생한 제주의 속살을 제대로 들여다 볼 수 있다.

 

돌하르방이 안덕계곡의 입구에서 탐방객들을 반긴다.

 

탐방로 안으로 들어서면 깎아지른 기암절벽 사이사이 좁은 틈으로 나무들이 뿌리를 내리고 원시림을 이루고 있다.

 

그 밑으로 맑고 차가운 물이 흐르며 후박나무, 조록나무, 구실잣밤나무 등 난대성 상록수림과 어우러져 무릉도원을 연상케 한다.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고즈넉한 탐방로를 10분가량 거닐면 드라마 ‘구가의 서’의 ‘달빛 정원’이 탐방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제주에서 유배생활을 하던 추사 김정희도 반했다는 안덕계곡의 정취를 만끽한 뒤에는 물줄기를 따라 창고천 하류로 탐방을 이어갈 수 있다.

 

탐방로는 중간에 길이 끊겼다가 감산 불란지 올레길에서 다시 시작된다.

 

불란지는 반딧불이를 뜻하는 제주 방언으로 수백마리의 반딧불이가 창고천 밤하늘을 형광색 불빛으로 수놓으며 비행하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창고천에는 파파리 반딧불이와 늦반딧불이 등 2종류가 서식하고 있다.

 

불란지 올레길을 지나 10여 분가량 더 안으로 들어가면 나무데크로 조성된 탐방로가 이어진다.

 

굽이굽이 흐르는 창고천 물줄기를 따라 이어지는 탐방로 옆으로 노란 유채꽃이 바람에 흔들리며 ‘환영의 손짓’을 건넨다.

 

탐방로는 대나무 숲을 지나 창고천 물길 위로 설치된 구름다리로 연결된다. 구름다리를 건너면 소나무와 삼나무, 보리수나무가 우거진 월라봉 기슭으로 이어진다.

 

울창한 나무들이 각양각색의 기암괴석 사이를 유유히 흐르는 물에 비치는 모습이 한 폭의 명작을 감상하는 듯 하다.

 

빼어난 자연 경관과 어울리게 탐방로 역시 친환경적인 야자수 매트와 자연 그대로의 숲길로 조성됐다.

 

탐방로를 따라 월라봉에 오르면 산방산과 용머리해안, 형제섬, 마라도까지 남쪽 해안의 절경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다.

 

창고천은 월라봉을 지나 바다로 이어지는 데 오름 밑으로 수천년 동안 흐르는 물길이 암벽을 뚫고 들어간 독특한 지형인 ‘개끄리민소’가 만들어져 있다. 이곳에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식물인 솔잎난이 자생하고 있다.

 

한편 창고천에는 물장군 등 멸종위기종 2급 곤충 4종과 한국고유생물종 37종이 발견됐으며,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인 원앙, 황조롱이매, 두견이 등 조류도 관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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