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색, 마르살라의 내면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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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학교 화학·코스메틱스학부 교수>

우리가 다양성 사회에서 다변성을 경험하면서 생활하듯이 색채를 표현하는 체계도 복잡하고 흥미롭다. 단순하게 노란색, 푸른색, 흰색 등으로 표현할 때보다 ‘래디언트 오키드(radiant orchid·2014년 올해의 색)’, ‘미모사(mimosa·2009년 올해의 색)’, 마르살라(marsal) 등 친자연적인 명칭으로 접근이 더 정감어린 상상력을 자극한다.

 

최근 팬톤 컬러연구소의 리트리스 아이즈만이 “래디언트 오키드가 기운이 넘치고 창조적이며 혁신적이었다면 올해의 색, 마르살라는 우리의 마음과 몸, 그리고 영혼을 더 풍요롭게 하고, 자신감을 넘치게 하고 안정을 준다”고 했다.

 

팬톤이 매년 선정하는 색은 한해 동안 패션과 뷰티, 가정 및 산업용품 디자인, 판매용 포장 산업 등에서 다른 색과 비교해 두각을 나타내는 컬러로 각광받고 있다.

 

이탈리아 서부도시의 와인에서 유래한 마르살라 컬러는 버건디(burgundy color)보다 다크(dark)하고, 레드 컬러보다 채도가 낮아 우아하면서 고혹적인 빛을 자랑한다. 최근 마르살라 컬러가 2015년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여성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모던하고 클래식한 느낌의 연출이 가능하다.

 

마르살라 와인이 한층 숙성된 와인이듯, 맛깔스러운 색채는 풍요롭고 만족스러운 식사를 상징한다. 특히 토양의 색과 같은 적갈색은 세련미와 자연스러움을 풍긴다. 선조들은 흙의 색을 토황색, 토색, 적토색 등으로 칭하며 이들을 용도에 따라 지혜롭게 이용했다.

 

일반적으로 메이크업에 있어 레드 톤은 블러셔(blusher)와 립에 이상적이고, 브라운 톤은 아이 메이크업에 잘 어울린다. 이런 측면에서 레드와 브라운의 특성을 지니고 있는 마르살라의 매력은 눈·코·입 등 얼굴 곳곳에 활용이 가능한 멀티 컬러라는 것이다.

 

이 색은 따뜻한 대지가 감싸 안듯 사람의 마음을 품어내면서 심장 같은 붉은 빛의 향연을 통해 강렬하고 당당한 에너지를 선물한다. 이런 측면에서 이것은 태양빛을 한껏 받은 20대 같은 영롱함이 60~70대가 갖는 노련미·세련미와 결합해 안정적이고 조화로우면서도 고급스러운 색상으로 변신한 것이다.

 

마르살라는 자연에서 얻어지는 흙의 정취가 녹아 있으며, 와인의 깊은 질감이 느껴진다. 그래서 이것은 회색, 흑색, 흰색 등의 무채색 계열과 잘 어우러진다. 즉, 이미 자신이 갖고 있는 어떤 것과도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색이다. 마르살라로 약간의 암시만 더해주면 된다. 바로 그것이 이 색의 역할이자 목적일 것이다.
동양사상의 기저를 이루는 음양오행 사상과 색의 관계도 오묘하다. 음양은 두 가지 원초적 세력이 우주를 지배하며, 이들은 보완적 대립관계가 있어 더불어 상호작용한다.

 

즉, 음 속에 양이 있고, 양 속에 음이 있어 보완적 이원성으로 구분되며, 이들은 하늘과 땅, 그리고 인간을 연결한다. 이와 같이 음양이 우주가 진행되는 원리라면, 오행은 음양이 표현되는 방법이며 진행하는 발걸음이라 할 수 있다.

 

색상과 관련해 오행에는 오색이 따르고, 방위와 계절이 관여한다. 중앙과 사방을 바탕으로 오방(북: 현무·짠맛·겨울, 남: 주작·쓴맛·여름, 서: 백호·매운맛·가을, 동: 청룡·신맛,봄, 중앙: 황룡·단맛·4계절)이 배정되고, 오행의 상관관계에 의해 중간색이 발현하며, 중간색에서 무한한 색조가 자신의 특성을 마음껏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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