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당성 분석 없이 마구잡이 추진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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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수.크래프트맥주 등 道개발공사 신규 사업
▲크래프트맥주 사업 소송 예상=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지난 16일 신규 사업으로 야심차게 추진했던 한라수와 크래프트맥주 사업을 재검토해 철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주도개발공사가 이러한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이들 신규 사업이 중장기 사업전략 및 경제성 분석 등이 없이 마구잡이로 추진됐고 투자자를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이 작용했다.

크래프트맥주 사업은 제주도개발공사가 미국의 맥주회사와 합작회사를 만들어 대형 회사의 맥주와는 다른 차별화된 지역 맥주를 만드는 사업이다.

그러나 제주도의회는 사업의 경제성과 복잡한 투자구조, 투자자의 신뢰성 미흡 등의 문제가 있다며 이의 해소를 부대조건으로 달아 신중한 사업 추진을 요구했다.

그러나 제주도개발공사는 민선 5기 말인 지난해 4월 도의회의 부대의견을 이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 이사회 심의 절차도 거치지 않고 미국의 맥주회사와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특히 이 업무협약에는 당초 제주산 보리와 지하수를 활용한 맥주사업이라는 취지와 달리 제주 지하수를 사용할 수 없고 제주산 보리의 사용도 의무화하지 않는 등 불공정·독소조항이 삽입됐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신임 제주도개발공사 경영진은 협약의 당위성 및 절차적 타당성에 문제가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으나 업무협약 당사자인 미국 맥주회사 측은 법인 설립 완료를 요구하며 향후 소송이 예상되고 있다.

▲마케팅 전략 없는 한라수 사업 결국 철수=프리미엄 먹는 샘물인 한라수 사업은 마케팅 전략과 브랜드 콘셉트 없이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결국 헛돈만 날리게 됐다.

제주도개발공사는 2013년 2월 25억원을 들여 한라수 생산설비를 도입했으나 기존의 삼다수 생산라인 및 작업 동선을 고려하지 않은 채 도입하는 바람에 오히려 기존 삼다수 생산 효율을 저하시켰다.

무엇보다 삼다수와 같은 성분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에도 이를 개선하거나 생산·유통 부문의 변화 없이 단순히 디자인이 다르다는 측면만 부각하면서 2년간 판매 실적이 82t에 불과, 프리미엄 먹는 샘물 시장 진입에 실패했다.

결국 제주도개발공사는 비정상적인 사업 추진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한라수 사업에서 이달 중 철수할 방침이다.

▲도민 기여형 사업 발굴 필요=제주도개발공사는 제주의 청정한 이미지와 맑은 물을 바탕으로 출시한 삼다수를 통해 단시간에 국내 먹는 샘물 시장의 최강자가 됐다.

이를 바탕으로 호접란, 프리미엄 먹는 샘물, 크래프트맥주 등 각종 신규 사업을 추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이는 전문 경영인보다는 지방선거 공신들이 경영진을 맡으면서 사업 타당성과 경제성 분석 없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데 따른 것으로 전문·책임 경영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또 신규 사업은 공사 설립 목적인 도민 복리 증진과 지역사회 발전에 맞도록 도민들에게 기여할 수 있는 사업 발굴이 요구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제주도개발공사는 품질을 차별화한 프리미엄 먹는 샘물, 제주 자원을 활용한 기능성 음료사업, 도민주도형 개발사업 등을 예시로 들며 공기업으로서의 본질적 역할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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