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 이양
권한 이양
  • 강재병 기자
  • 승인 2015.03.2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 제도개선과 행정시 권한 강화 및 기능 개선.

2006년 7월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한 이후 현재까지 제주의 가장 큰 현안일 뿐 아니라 앞으로도 논쟁이 끊이지 않을 사안이다.

제주특별법 제도개선은 ‘실질적인 지방 분권을 보장하고, 행정규제의 폭넓은 완화와 국제적인 기준을 적용해 국제자유도시를 조성함으로써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다’라는 제주특별법의 취지에 맞게 국가의 권한과 사무를 제주도에 이양하는 과정이다.

행정시 권한 및 기능 강화는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제주도에 권한이 집중되면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행정시인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권한을 강화하고 기능을 개선하자는 취지다.

이 두 가지 사안을 놓고 정부와 제주도, 제주도와 행정시 사이에서 아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제주도는 정부에, 행정시는 제주도에 실질적인 권한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반면 정부는 제주도에, 제주도는 행정시에 나름의 근거를 제시하며 수용하지 않고 있다.

권한 이양의 핵심인 재정 문제를 예를 들어 보자.

제주도는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다섯 번째인 5단계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2011년 5월 4단계 제도개선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4년 동안 다음 단계를 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지방재정 확충의 핵심인 국세 일부 단계적 이양, 자율성 부여, 보통교부세 보완 등은 포함되지 않아 ‘반쪽’이라는 말이 많다.

제주특별법 제4조 국가의 책무에는 ‘국가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성과 제고 노력을 유발하기 위하여 국세의 세목을 이양하거나 제주도에서 징수되는 국세를 이양하는 등 행정·재정적 우대 방안을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정부는 1국2조세 체계는 국가의 조세 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고, 부작용도 크다는 논리를 내세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정부의 논리가 틀렸다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가 스스로 지키지 않을 법 규정을 왜 만들었는지 모를 노릇이다.

시선을 내부로 돌려보자. 제주도는 지난해 2월 행정시 권한 강화 및 기능 개선 계획을 발표하면서 추진 배경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행정시 기능이 제자리를 찾지 못해 시민들이 느끼는 불편·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행정시의 권한 강화 및 기능 개선이 필요하고, 행정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한다”는 것이다.

제주도가 발표한 행정시 권한 강화의 첫 번째 핵심 과제가 ‘행정시의 실질적인 재정권 확보’이고, 그 첫 번째 실행 계획이 ‘행정시 재정지원제도’다.

지방세기본법에 규정한 시세인 주민세, 지방소득세, 재산세, 자동차세(주행분 제외)와 세외수입을 행정시의 자체재원으로 인정(보장)한다는 것이다. 민선 5기 시절에도 종전 시·군세의 70%를 자체재원으로 배정한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제주도는 “기초자치단체가 아닌 행정시에 세입권을 부여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지역 간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는 등의 논리를 내세워 반대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제주도의 논리가 틀렸다는 것은 아니지만, 제주도가 스스로 이행하지 않을 계획을 왜 만들었는지 모를 노릇이다.

권한을 가진 쪽이 권한을 놓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특별자치도가 출범한 이후 9년이 흐르면서 많은 문제점이 노출됐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권한 이양이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권한을 넘기려는 쪽에서 적극적인 의지가 없다면 권한 이양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권한을 이양 받으려고 하는 쪽에서는 왜 그 권한이 필요한지에 대한 충분한 논리와 우려되는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와 제주도, 제주도와 행정시가 서로의 입장을 바꿔 생각하며 합리적인 합의점을 찾기를 바란다.

강재병 사회부장 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