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1000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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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전(沈淸傳)은 작자와 연대 미상의 고대소설이다.

효녀 심청이가 눈이 먼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려고 공양미 300석에 자신의 몸을 뱃사람에게 팔아 인당수에 몸을 던졌으나, 이에 감동을 받은 용왕의 구함을 받아 황후로 환생하게 되고, 이어 부녀가 다시 만난 아버지 심학규가 눈을 뜨게 된다는 줄거리다.

주제는 단연 심청의 효를 말하고 있다. 여기서 나오는 ‘공양미(供養米)‘는 쌀을 부처님께 공양하는 것을 뜻한다.

쌀은 우리의 주식이다.

공양미는 나의 생명과 나의 삶을 다른 사람과 함께 누리겠다는 약속이다.

그래서 ‘공양미 300석’은 모든 중생을 돕고자 하는 불교사상을 밑바탕에 깔고 있다.

▲‘300석’의 ‘석(石)’은 곡식의 분량을 가리키는 한자말이다.

순수한 우리말로는 ‘섬’이라고 한다.

‘섬’은 곡식을 방앗간에서 찧어져 먹을 수 있도록 도정(搗精)한 상태의 무게다. 이 때문에 1섬의 무게는 곡식마다 다르다. 쌀의 경우 벼의 껍질 등이 벗겨지면 원래의 무게에서 평균 72% 정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쌀 1섬의 무게는 80㎏을 말한다.

옛날에는 1섬을 장정 한 사람이 짊어질 수 있는 최대의 용량이나 장정 한 사람이 1년간 먹을 수 있는 식량으로 삼았다고 한다. 그만큼 쌀 1섬의 분량이 많다는 의미다.

▲지난 토요일(28일) 제주시 관덕정 마당에서는 김만덕기념사업회가 마련한 ‘김만덕 나눔의 쌀 천섬 쌓기’ 행사가 열렸다.

조선 정조 때인 1970년대 제주도에 극심한 흉년이 들었을 때 평생 모은 재산을 털어 양곡 을 사들여 주민들을 살린 의녀반수 김만덕의 구휼정신을 기리는 매우 뜻 깊은 행사였다.

이번 쌀 모으기 운동에는 도내 초·중·고교 학생 10만 여명, 44개 기관 단체 및 기업, 일반 시민 등 각계각층이 동참하여 당초 목표 1000섬을 훨씬 웃도는 1200여 섬이 모아졌다고 한다. 200여년이 지난 지금, 후손들이 ‘현대판 구휼미’에 십시일반한 것이다. 모아진 쌀의 분량도 도내 불우이웃 1000명이 1년 넘게 먹을 정도로 엄청나다.

이를 통해 추사 김정희가 김만덕에게 바친 ‘은광연세(恩光衍世)’라는 글처럼 나눔의 은혜로운 빛이 세세대대로 이어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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