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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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아들이 화합하는 것이 비파와 거문고를 울리는 것 같고 형제가 화합하고 화목하여 또한 즐겁다’.

시경(詩經)에 나오는 이 구절은 거문고와 비파가 잘 어울리는 것처럼 아내와 자식 간 잘 지내고 형제들이 화목하게 지낸다는 의미로 요약된다.

여기서 유래된 ‘금슬(琴瑟)’은 악기 거문고와 비파를 이르는 말이자 ‘금실’의 본딧말이다.

현재에 와서 ‘금실’은 부부 사이의 다정하고 화목한 즐거움을 이르는 말로 통용되고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부부간의 화목을 지칭해 온 이 ‘금실’이라는 단어가 생소한 단어로 전락하고 그 자리를 가정폭력 또는 이혼이라는 단어가 자리 잡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특히 역사상 처음 경험한 IMF라는 외환위기는 우리 사회와 가정에 너무 큰 혼란을 초래했고 이로 인해 많은 가정이 붕괴의 길로 접어들었다.

아울러 더욱 팽배해지고 있는 개인주의와 다시 어려워지고 있는 경제사정은 또다시 갖가지 행태로 가정을 붕괴시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불거져 나온 한 유명 연예인 부부의 폭력사건은 그동안 우리 사회에 잠재돼 있던 가정폭력에 대한 사회 구성원들의 반성을 촉구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경찰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에서 발생, 경찰에 신고된 가정폭력 건수는 183건에 이른다.

이들 가정폭력 사범 가운데 166건이 남편에 의한 아내 학대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같은 신고 건수는 실제 발생건수에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이 통설이다.

가정폭력은 궁극적으로 가정의 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가정은 적자생존이 지배하고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 각 구성원이 무조건적인 사랑을 나누고 삶의 의미를 확인하고 자신을 재충전할 수 있는 유일한 자연 공동체다.

따라서 어려울 때일수록 가정을 책임진 구성원들의 헌신과 인내가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아무리 사정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폭력을 낳고 이로 인해 가정이 붕괴되는 이유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새삼 부부 금실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가정의 소중함과 가족 구성원에 대한 배려를 재삼 진지하게 되새겨보는 것도 좋을 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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