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잡은 오락실 경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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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공익근무요원 6개월 사이 7400만원 날려

애인 어머니 신용카드 몰래 발급 현금 인출
시가당 100만원 날리는 게임 중독 '패가망신'


남의 신용카드로 현금 7400여 만원을 인출, 경마 게임으로 탕진한 20대의 무모한 한탕주의가 가정 파탄까지 몰고왔다.

제주경찰서는 15일 공익근무요원인 조모씨(21.제주시 외도동)에 대해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조사 결과 조씨는 지난해 7월 18일 애인인 A양(22)에게서 신용카드를 빌린 뒤 현금을 인출하며 성인 경마 게임장에 드나들기 시작했다.

조씨는 애인 A양의 카드 한도가 초과됨에 따라 애인의 어머니와 오빠의 카드까지 손에 넣었고, 모두 5개의 카드로 지난해 7월 중순부터 11월 말까지 넉 달 사이에 77회에 걸쳐 7400여 만원의 현금을 인출, 경마 게임으로 날렸다.

특히 조씨는 A양의 어머니의 인적사항과 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몰래 카드를 재발급받아 사용했고, A양의 가족들은 뒤늦게야 이 같은 조씨의 행각을 알게 되었다.

조씨는 한도액 이상 현금을 인출하기 위해 다른 지방의 ‘카드깡’ 업체와 카드론(대출) 업체를 통해 하루 100만원에서 500만원까지 현금을 인출한 뒤 경마 게임을 하며 탕진했다.

이 사건으로 조씨는 A양과 헤어지게 됐으며 양가 모두 사정이 넉넉지 않은 형편에서 엄청난 카드 빚은 두 가정을 파탄에 이르게 했다.

조씨는 수천만원을 쓰고도 잃은 돈을 찾을 마음에 경마 게임에서 손을 떼지 못했고 신세까지 망치게 됐다.


경마 게임 무엇이 문제인가

현재 제주시내에서 영업 중인 성인 경마 오락실은 10여 곳에 이른다.

일부 업소는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당첨금을 현금 대신 보관증, 칩, 메달 등으로 주고 나중에 환전하는 식으로 공공연히 불법 영업을 해왔다.

일본산 전자식 경마 오락기 일명 ‘로얄 에스코트’는 경마 트랙과 말, 기수가 축소 모형으로 제작돼 있는데 최고 당첨금은 베팅액의 2500배까지 가능하다.

실제로 경마 오락실에 출입하며 상당한 돈을 날린 김모씨(36.보험영업사원)는 “한 경주는 1분30여 초에 끝나며 10만원 내외로 베팅할 경우 한 시간에 100만원은 금방 잃는다”고 밝혔다.

이씨는 또한 “움직이는 모형 말의 치열한 접전을 보며 베팅할 수 있어 실제 경마장에서와 같은 스릴을 맛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확천금을 꿈꾸는 한탕주의로 인해 경마 오락 등 사행성 오락에 장기간 중독돼 패가망신하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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