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왕벚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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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화진. 제주도교육삼락회 고문
   
제주에서 4월에 피는 왕벚꽃은 참으로 아름답다.

가지마다 흐드러지게 활짝 핀 하얀 꽃잎, 그 청초하고도 화사한 꽃망울, 벌나비 희롱하는 꽃향기, 제주의 왕벚꽃은 진정 4월에 피는 꽃 중의 여왕이다.

일본에서는 왕벚꽃을 나라꽃(國花)으로 지정 보호하고 있으나 그 원산지는 바로 제주도(濟州島)이다.

1908년 4월에 서귀포시(西歸浦市) 서홍동(西烘洞) 성당에 와 있던 불란서인 타케 신부(神父)가 한라산에서 채집한 왕벚꽃 표본을 베를린 대학에 근무하는 세계적인 식물학자에게 보내 제주도가 왕벚나무의 자생지(自生地)임을 처음으로 밝혀낸 것이다. 그 후 일본의 저명한 식물학자들도 한라산(漢拏山)을 답사해 왕벚나무 자생지임을 확인했다.

1962년 4월경으로 기억하는데 우리나라 식물학계의 최고 권위자로 알려진 박만규(朴萬奎) 박사가 중앙문화재 위원의 자격으로 당시 서울대학원생 엄규백 서울대 교수를 대동하고 제주의 왕벚나무 자생지를 조사하기위해 내도했다. 그때 현지조사에 전남사범 동기생인 이기휴 서귀농고 교장과 식물 연구를 하던 부종휴 선생, 그리고 필자가 서귀중학교 교감으로 있으면서 함께 참여했다.

일본에서 나라꽃으로 사랑받는 사쿠라(왕벚꽃)는 소메이 요시노(染井吉野)사쿠라인데 이 왕벚나무의 원산지가 바로 제주인 것이다. 우리 일행은 왕벚나무 자생지 조사를 마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돌아왔다.

박만규 박사는 왕벚나무 자생지 조사 보고서를 중앙 문화재위원회에 제출하고 충분한 심의를 거쳐 1964년에 천연기념물 제156호로 지정,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러한 점에서 제주도의 왕벚나무는 자생지의 발견에서부터 명칭의 명명과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때까지 박만규 박사가 크게 기여했다. 나는 제주의 왕벚꽃을 무척 좋아하고 사랑한다. 티없이 해맑은 꽃망울, 활짝 피었다 산뜻하게 지는 순수함, 산이나 들녘에 피어나건, 가로수로 도로·정원에 피어나건 그 아름다운 자태는 4월의 여왕이다.

제주도에서는 해마다 봄이 오면 ‘왕벚꽃 축제’를 성대하게 거행하고 있다. 축제 초기에는 전농로 왕벚꽃 거리에서 개최했으나 도로가 협소하여 행사 때마다 교통체증이 발생, 현재의 넓은 종합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겨 거행하고 있다.

이제 제주도에서는 떳떳하게 우리의 왕벚나무 심기 운동을 전개해 제주의 산과 들에 그리고 거리마다 아름다운 왕벚꽃을 활짝 피어나게 해야 할 것이다.

이를테면 제주시 사라봉이나, 오등봉, 민오름은 물론 봉개동 4?3평화공원에도 왕벚나무 동산을 만들어 해마다 봄이 오면 국내·외 관광객들이 앞다퉈 제주의 왕벚꽃을 구경하러 모여드는 진정 ‘왕벚꽃의 섬’으로 만들어보는 것은 어떤지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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