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교육, 새 학기의 시작과 끝
제주 교육, 새 학기의 시작과 끝
  • 홍성배 기자
  • 승인 201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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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교육의 새 학기는 등교 시간의 변화로 시작됐다.

대부분의 학교들이 새 학기 첫날부터 학생들의 등교 시간을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까지 늦췄다.

등교 시간 조정은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이 공약한 ‘아침밥이 있는 등굣길’에서 비롯됐다.

이 교육감은 아이들이 시간적 여유를 갖고 아침밥을 먹고 등교하는 것만으로도 건강뿐 아니라 학습 효율이 높아질 것이라며 일선 학교에 등교 시간 조정을 권유했다.

이른바 ‘입시 공화국’으로 불리는 교육 현실에서 아이들은 새벽 어둠 속에 집을 나섰다가 별을 보며 귀가하는 것이 당연시 돼왔다.

이 때문에 ‘아침밥이 있는 등굣길’로 대변되는 등교 시간 조정은 획일적이었던 학교 문화의 혁신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아이들로 인해 정신없이 아침시간을 보내던 부모들도 덤으로 잠시 여유를 갖게 됐다. 물론 ‘아침밥이 있는 등굣길’이란 정책적 당위성이 준비 소홀로 인한 문제들을 덮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등교 시간이 조정돼도 상당수 부모들이 그 같은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해 학기 초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는가 하면 변경된 등교 시간에 맞는 시내버스 조정 등 통학대책이 사전에 마련되지 않아 그 피해와 불편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갔기 때문이다.

정책을 추진할 때 그에 수반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사전에 점검하고 대책을 모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교육 정책은 그 영향이 곧바로 어린 학생들에게 미친다는 점에서 더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아침밥이 있는 등굣길’로 새 학기의 막을 올린 제주 교육은 이제 ‘교육 중심의 학교 시스템가동’을 내걸고 각종 대책을 추진 중이다.

최근 도교육청은 공문서 처리방법 개선을 위해 공문서 부담 사례 신고제를 시행하고, 일선학교에서 담당하던 기간제교사 채용 업무도 교육청으로 이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교직원 대상 교육청·교육지원청의 회의와 연구학교 운영을 간소화하고, 학교 계약 업무도 지원하기로 했다.

이 뿐이 아니다. 이번 학기부터 도교육청 주관 사업을 지난해 대비 22% 폐지했고, 일선 학교에도 자율 결정으로 업무 감축을 권고해 23.5%의 업무를 폐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새롭게 지정된 제주형 자율학교인 ‘다혼디 배움학교’의 경우 담임 교사들이 본연의 업무인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학생과 학부모 상담, 학생지도 외에는 일체의 교무 업무를 배제하는 제주 교육 사상 초유의 실험에 들어갔다.

그렇다면 학기의 마지막은 무엇으로 매듭지으면 좋을까.

학기말 시험으로 불리는 평가와 방학 기간 사이의 활용이 아닐까 싶다. 학교마다 기말 시험이 끝나고 1~2주 정도 지나 방학에 들어간다.

이 기간 학교에서는 채점과 점수 확인 등을 거치고, 그동안 유보했던 활동을 하게 된다.

문제는 이 기간이 애매하다는 점이다. 시험에 대비해 진도가 다 나간 상황이라면 별도의 대안을 마련해야 하고, 아직 진도가 남아있다면 부지런히 수업을 해야 하지만 교실의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다.

어른들도 시험이 끝나면 손을 놓는데 하물며 한창 놀고 싶은 청소년들에게 있어서야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한때는 교실에서 영화도 감상했지만 공부에 목을 맨(?) 일부 학부모의 항의에 이마저 사라져 아이들에게는 또 다른 원성으로 남았다.

물론 학교마다 노력하고 있겠지만 별 신통한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따라서 이 기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 것인가는 교육청 차원에서의 고민이 필요한 문제다.

대학처럼 시험이 끝나자마자 방학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새 학기 도교육청의 파격적이고 다양한 시도에서 보듯 중요한 것은 귀찮고 복잡함을 떠나 무엇이 아이들을 위하는 길인가 하는 것이다.

홍성배 편집부국장 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