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울창한 난대림과 기암절벽 어우러진 ‘하늘의 연못’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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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제연 폭포
   

 

 

칠선녀의 이야기가 깃든 ‘하늘의 연못’ 천제연(天帝淵) 폭포는 서귀포시 중문동에 위치해 있다. 천지연 폭포, 정방 폭포와 함께 제주도 3대 폭포로 불리는 이곳은 계곡 내 울창한 숲을 이룬 난대림(천연기념물 제378호)과 기암절벽이 어우러지는 그림 같은 절경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 모으는 곳이다.

 

천제연은 하늘 천(天), 제왕 제(帝), 연못 연(淵)을 써서 ‘하늘의 연못’이라 불리는데 그 이름은 ‘칠선녀 전설’에서 유래됐다. 전설에 따르면 옥황상제를 모시는 일곱 선녀들이 별빛이 영롱한 날이면 이곳으로 옥피리를 불며 내려와 멱을 감고 노닐다 하늘로 올라갔다고 한다. 이들은 옥황상제를 보좌하며 물과 불, 바람, 이성, 정, 정보, 흙 등을 관장했다고 한다.

 

천제연 폭포는 3단 폭포로 이뤄져 있다. 제1폭포는 매표소를 지나 오른편으로 난 길을 따라 200m 정도 걸어가면 찾을 수 있다. 높이 22m의 제1폭포는 비가 많이 내릴 때를 제외하고는 낙수를 보기 힘들다. 폭포 아래로 수심 21m의 소(沼)가 형성돼 있는데 이곳이 바로 천제연이다.

 

천제연의 맑고 청아한 에메랄드 물빛은 시원한 청량감을 자랑하며 보는 이들의 넋을 놓게 만든다. 절벽의 동쪽에는 작은 동굴이 하나 있는데 이곳의 천장에서 떨어지는 차가운 낙수를 맞으면 모든 병이 사라진다고 해 과거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고 한다.

 

제2폭포는 천제연 폭포 가운데 가장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비가 내리지 않은 날에도 폭포수가 시원스럽게 쏟아져 이곳을 찾은 길손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제2폭포와 제3폭포 사이에는 전설 속 칠선녀를 조각해 넣은 선임교가 있다. 길이 128m, 너비 4m, 높이 50m의 아치형 모양으로 이뤄진 이 다리는 천제연 폭포와 중문관광단지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선임교는 현재 다음 달 14일 완공을 목표로 철골조 보수·보강 공사가 진행 중이다. 그 온전한 자태를 지금은 볼 수 없어 아쉬움이 있다. 다리 너머에는 천제루(天帝樓)라 불리는 누각과 오복천(五福泉)이란 이름의 분수대가 자리하고 있다.

 

선임교를 지나 제법 발품을 팔아야 제3폭포를 만날 수 있다. 웅장한 매력은 다소 부족함이 있지만 흰 포말을 만들어 내는 세찬 물줄기만큼은 제2폭포에 못지않다. 특히 이곳은 천연기념물 제258호인 무태장어가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천제연과 효자 청년

천제연은 그 아름다운 풍광만큼이나 훈훈한 전설이 전해진다.

옛날 중문에 결혼을 한 지 십 여년이 지나도 자식이 없던 부부가 있었다. 이들은 밤이면 밤마다 천제연을 찾아와서 정성을 다해 기도를 드렸다. 그러기를 두어 달, 마침내 부인에게 태기가 생겼고 열달 후 옥동자를 낳았다.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 서당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재주가 비상하고 행실이 얌전한 것은 물론 부모에 대한 효성도 지극해 이웃 마을에서까지 칭송이 자자했다.

 

그런데 아들에게 서서히 불행이 찾아왔다. 17세가 되던 해에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고, 22세가 됐을 때 과거에 응시했으나 낙방을 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어머니마저 이상한 병으로 실명을 하고 만다. 그는 글공부를 그만두고 천제연으로 가서 3년 동안 기도를 올렸다.

 

그러던 어느 날 하늘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네 정성이 갸륵해 내가 네 어미의 병을 낫게 하겠노라. 이로써 모든 사람들의 네 효심을 본받아 세상의 풍습을 아름답게 이루기를 바라노라. 이는 네가 과거를 보고 벼슬을 얻어 백성들을 다스리는 일보다 더욱 소중한 일이니라.”

 

아들이 집에 돌아와 보니 놀랍게도 어머니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에서 밥을 짓고 있었다. 이후 아들은 하늘이 명한 대로 글공부를 그만두고 몸소 착한 일을 찾아 하면서 살기 시작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누구나 그를 따르게 됐고, 마을은 점차 미풍양속이 살아 숨 쉬는 지역으로 거듭나게 됐다고 한다.

 

▲중문의 또 따른 절경 ‘베릿내’

천제연을 찾은 길손들은 일반적으로 제3폭포까지 구경하고 나면 발길을 돌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제3폭포를 지나 산책로를 따라 20~30분만 걸어가면 중문의 또 다른 절경인 ‘베릿내’를 찾을 수 있다.

천제연 폭포를 거쳐 중문 앞바다로 흘러드는 하천 하류인 이곳은 주변에 벼랑(제주어로 베리)이 있어 베릿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곳은 깎아지른 벼랑과 시원하게 흐르는 냇물, 그 뒤로 성천 포구(베릿내 포구)와 드넓게 펼쳐진 바다가 한데 어우러지는 풍광이 일품이다.

 

나무 데크 산책로와 함께 공원이 조성돼 있어 가족과 함께 여유롭게 소풍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강민성 기자 kangms@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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