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맵시는 색채의 조화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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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 화학·코스메틱스학부 교수>

사업을 잘 경영하려면 사전에 계획이 필요하듯이 의복을 제대로 챙겨 입으려면 평소 색채, 디자인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양복을 입을 때도 와이셔츠, 넥타이, 신발, 가방, 액세서리 등의 배색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벌 신사일지라도 그 날에 어울리도록 와이셔츠나 넥타이의 색깔만 바꿔도 전체 분위기가 달라진다. 이것은 색채의 배색에 의한 조화의 마술이다.

 

요즘 일상생활의 주제로서 컬러하모니(color harmony), 즉 색채 조화에 대한 관심이 점증되고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 우주는 규칙적인 법칙에 의해 지배되고 있으며 수학적 또는 기하학적인 비례에 의해 성립돼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의해 색채 조화가 논해졌고, 그 후 17세기 전후에는 뉴턴을 필두로 색채의 과학적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루드(1831∼1902)는 ‘현대 색채학’에서 ‘색채의 자연연쇄(natural sequence of hues)’에 대해 논한 후 이 질서에 바탕을 둔 배색을 ‘자연적 조화’라고 칭하며 이를 이용한 배색은 인간에게 가장 편안하고 친숙한 색채의 조화라고 주장했다.

 

전통적인 색채 조화와 관련해 미국 색채학자 비렌(1900∼1988)의 색채 조화론도 흥미롭고 일상생활에도 유익하다. 비렌은 ‘색채의 지각은 카메라 혹은 과학기기와 같은 자극에 대한 단순한 반응이 아니라 정신적인 반응에 지배된다’고 전제했다.

 

그는 비렌 색채삼각형이란 개념도를 제안했다. 색 삼각형의 세 꼭짓점 중 아래쪽에 검정, 위쪽에는 흰색, 수평방향 끝에는 시각·심리적인 순색을 배치한다. 이것은 오스트발트(1853∼1932)의 색채계 이론을 수용한 것이다.

 

이 개념도에서 색채의 미적 효과를 표현하는 데 최소한 일곱 가지의 용어, 즉 톤(tone)·하양·검정·회색·순색(color)·명색조(tint)·암색조(shade)가 필요한 것으로 제안됐다.

 

이것들은 기본색을 결합한 2차적인 4개의 색조군으로 하양과 검정이 합쳐진 회색조(gray), 순색과 하양이 합쳐진 명색조, 순색과 검정이 합쳐진 암색조, 순색·하양·검정이 합쳐진 톤 등을 고려한 것이다.

 

이들과 관련해 몇 가지 색조군을 살펴보는 것은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 하양·회색·검정 색의 조화는 제 나름대로 색채를 갖고 있지만 순색과 전혀 상관없는 무채색의 자연스러운 조화 배색이다. 순색·명색조·하양의 조화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화단, 또는 인상주의와 후기 인상파의 그림 등에서 이 조화법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 배색은 밝고 신선한 느낌을 선물한다. 명색조·톤·암색조의 조화는 세련되고 감동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의복은 기능적 요소와 함께 색채의 조화가 강조되는 심리적 요소를 표출한다. 색채의 미는 의복 선택 및 코디네이션의 결정적 요소가 되므로 전체적 이미지 색에 강조 색의 역할 등을 고려한 배색의 미는 상당히 중요하다.

 

의복의 색은 사회성과 용도에 맞는 배색이 이뤄져야 하며, 성별과 연령, 직업 등 개인의 취향이 고려돼야 한다. 그래서 의복을 배색할 때는 누가(who), 언제(when), 어디서(where), 왜(why), 무엇과 함께(what-with) 착용할 것인지 고려해야 된다.

 

이런 측면에서 ‘색깔은 마음의 창’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마음의 창이 깨끗하고 부드러우면 상대방의 마음도 포근해진다. 색상은 옷맵시 감각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색의 조화가 잘 된 옷차림은 자기만족뿐만 아니라 타인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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