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무관심에 아동 학대 매년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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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7일 ‘아동 학대 추방의 날’
지난해만 288건 발생···“정상적인 성장 저해해 대책 마련 시급”

제주시 태생인 A군(17)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부모가 별거한 뒤 아버지와 함께 생활했다.

 

하지만 A군은 매번 술을 마시고 들어오는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며 초등학교·중학교 시절을 보내야 했다.

 

이에 A군은 툭하면 가출을 일삼고 학교까지 무단으로 결석하는 등 방황을 하다 다행히 현재는 아버지와 떨어진 채 타 지방에 살고 있는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A군의 사례처럼 제주지역 아동들이 가족이나 주변으로부터 학대를 받고 있지만 아동 학대를 예방하고 아동들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적 관심은 여전히 부족하다.

 

2007년 서귀포시지역에서 이웃집 아저씨에게 납치된 뒤 살해된 고(故) 양지승 어린이의 장례식이 치러진 4월 27일이 ‘아동 학대 추방의 날’로 지정돼 올해로 8회째를 맞고 있지만, 정작 아동 학대가 줄어 들기는 커녕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26일 제주특별자치도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도내에서 발생한 아동 학대 건수는 2012년 145건에서 2013년 135건으로 다소 줄었지만, 지난해 288건으로 급증세를 기록했다.

 

실제 신고 되지 않은 아동 학동 사례를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형별로 보면 아동을 때리면서 폭언하는 등 2가지 이상의 학대 행위인 ‘중복 학대’가 2013년 69건에서 지난해 138건으로 갑절 급증했다.

 

또 아이를 돌보지 않는 방임은 2013년 27건에서 지난해 58건으로 2배 이상 늘었으며, 언어 폭력 등 정서 학대의 경우 13건에서 53건으로 4배 이상 폭증했다.

 

게다가 신체 학대 역시 2013년 22건에서 지난해 36건으로 증가했으며, 성폭행 등 성학대도 2012년 3건, 2013년 4건, 2014년 3건 등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아동 학대 신고를 해야 하는 신고의무자의 신고도 저조한 실정이다.

 

실제 전체 아동 학대 신고에서 신고의무자의 신고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8년 33.3%, 2009년 43.4%, 2010년 32.7%, 2011년 47.2%, 2012년 52.7%, 2013년과 2014년 모두 30~40%에 머물러 있다.

 

이처럼 제주지역에서 아동 학대와 관련된 인식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으면서 아동 보호 시설 확충 및 홍보 강화, 아동 학대 전문가 양성 확대 등 사회 안전망 구축을 위한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이와 관련 홍만기 아동학대예방협회 제주특별자치도지부장은 “대다수의 부모가 아이를 때리는 것을 자녀를 훈육한다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이는 엄연히 아동 학대”라며 “아동 학대는 아이들의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커다란 사회적 문제인 만큼 사전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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