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아이들은 동네 기둥"...저지`청수 두 손 맞잡다
(18) "아이들은 동네 기둥"...저지`청수 두 손 맞잡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제주시 한경면 저청초·중학교

제주시 한경면 중산간에 위치한 저지리와 청수리는 제주4·3으로 인한 고통 속에서도 자녀 교육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1950년 6월 1일 저청국민학교를 개교할 수 있었다.


1958년에 저청고등공민학교를 개교한 주민들은 계속해서 경비를 모으고 부지를 확보해 나갔고, 마침내 1964년 3월 10일 저청중학교 설립의 기쁨을 맛보게 됐다.


▲학교 살리기와 통합학교=저지·청수지역도 젊은 층의 이농 현상과 출산율 저하와 같은 시대적 현상을 피할 수는 없었다.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1998년 74명으로 줄어든 중학교가 폐교 대상에 포함되자 주민들이 나섰다.


그 해 7월 16일 저지리와 청수리에서는 긴급 모임을 갖고 학교 살리기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대대적인 학교 살리기 운동을 전개했다.


지역주민들의 동참은 물론 동창회와 각계각층의 도움, 북제주군 및 제주도 당국의 도움으로 3억2500여 만원이 모금됐다.


이를 기반으로 수십 채의 낡은 집을 고쳐 무상으로 빌려주고 학교 급식비와 학교 운영비를 지원한다는 조건을 내걸어 전입자 유치에 나선 결과 1998~1999년에 중학생 25명과 초등학생 48명이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전입 학생들은 졸업 또는 학부모 취업 등의 사유로 다시 전출하는 경우가 많았고, 해를 거듭할수록 중학생의 감소가 예견됐다.


교육청에서는 초등학교 자리에 중학교를 옮겨 통합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마을의 힘으로 설립한 중학교를 현 위치에 고수하겠다는 주민들의 결의가 반영돼 1999년 9월 1일 저청초등학교와 저청중학교는 각각 제자리에서 통합 운영하게 됐다.


▲또다시 닥친 위기=통합 학교 출범으로 한시름을 놓는 듯 했던 학교 통폐합 문제는 사라진 게 아니었다.


인근 마을에서 학구 조정을 결의하면서 학구조차 저지리와 청수리 만으로 축소됐다.


이 곳은 초등학교는 물론 중학교를 동시에 꾸려 나가야 한다.


현재 학생 수는 초등학교 60명, 중학교 29명이어서 초등학생과 연계한 중학생 확보가 현안으로 대두했다.


이에 따라 또다시 마을과 학교가 학교 살리기에 머리를 맞댔다.


학교는 학생 유치를 위한 메리트 강화 필요성에 주목했고, 그 결과 스포츠클럽 활동이 대폭 강화됐다.

중학교의 경우 1학년은 검도, 2학년은 골프, 3학년은 검도와 골프를 정규 과정에 편성했다.


이 중 골프는 양용은과 리디아 고 등 제주 출신 선수들의 선전에 주목해 학생들에게 꿈을 키워주고 학교 살리기 차원에서 채택했다.


학생들의 인성을 최우선 하는 과정에서 도입한 검도는 원만한 선후배 관계 형성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요일별로 독서와 검도, 예술, 밴드 활동, 국토사랑활동 등 자율 동아리 활동도 자리를 잡았다.

 
초등학교도 마찬가지다.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으로 도입한 검도는 전도대회에서 우승을 휩쓸어 자긍심을 심어주고 있는가 하면 꿈을 찾는 독서논술 교육과 다양한 방과후 활동을 통해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총동창회는 지난해 교육위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갖고 학교의 현실을 알리기 위한 노력에 나서고 있다. 졸업식 때마다 장학금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이다.


마을에서는 학생 유치를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저지리는 지난해 빈 집 정비를 추진했지만 행정의 지원금에 비해 집 주인들의 부담이 커 어려움을 겪음에 따라 공동 주택을 계획하고 있다.


양원보 이장은 “부지 문제가 해결되면 마을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라며 “골프학교 같은 특성화학교를 육성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부터 공동주택을 추진했던 청수리는 현재 마을 개발위원회의 승인까지 받은 상황이다.


김성훈 이장은 “내년에 가마오름 인근 부지에 우선 8세대의 공동주택을 추진하고 있는데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 2인 이상 가정을 우선 대상으로 예정하고 있다”며 “추가 건립 등도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충우 저청초·중 교장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총동창회와 2개 마을의 관심과 협조 속에 교사들의 열의까지 더해져 희망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