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봉 재배는 안심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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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주밀감 처리난으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감귤농가 중 상당수가 한라봉 재배쪽으로 관심을 돌리는 모양이다. 제주도가 올해 한라봉 묘목 3만4660그루를 공급키로 하고 제주시에 4500여 본, 서귀포시에 7200여 본, 북제주군에 8600여 본, 남제주군에 1만4200여 본을 각각 배정, 지난 8일부터 오는 20일까지 구입 희망 농가들로부터 신청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농가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으며, 심지어 일부 지역 농가에서는 이미 신청한 폐원을 포기하고 한라봉 묘목 구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온주밀감이 과잉생산으로 값이 폭락한 데다 처리난까지 겹친 반면, 한라봉은 총 생산량이 적고 당도가 높아 좋은 값으로 잘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땅한 온주밀감 대체 작목이 없는 것도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그런데 농가들의 한라봉 선호 추세가 앞으로 계속되어도 무방할 것인가라는 점에 대해서는 지금부터 깊은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대로 나간다면 전체 감귤재배 면적은 줄어드는 데 반해 한라봉 재배면적은 해마다 불어날 것임이 틀림없다. 결국 언젠가는 한라봉 재배면적이 여타 감귤류 재배면적을 따라가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현재로서는 도내 감귤류 총 재배면적이 2만5000여 ㏊인 점을 고려하면 한라봉 재배면적 621㏊는 새발의 피일 수도 있다. 그러나 2001년도 한라봉 재배면적 485.5㏊에 비해 2002년도의 그것은 621㏊로 1년 사이 135.5㏊나 급증했다. 특히 올해 감귤대란을 계기로 한라봉 재배 붐이 크게 일어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사실 올해 신규 재배 한라봉은 도가 공급하는 물량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자체 육묘한 것과 민간 업자를 통한 묘목을 포함하면 실제로는 그 몇 배가 될 수도 있다.

관계 당국은 오늘의 잣대로 무턱대고 한라봉 재배를 권장해서는 안 된다. 과연 한라봉 재배면적과 생산량은 어느 선까지가 적정한지 과학적인 예측을 내놓아야 한다. 그래서 그 예측 범위내에서 권장과 억제를 조화시키는 정책 운용이 필요하다. 행정기관과 재배농가들은 한라봉 재배가 언제까지든 안심해도 좋을 것인가라는 물음을 항상 안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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