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농가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으며, 심지어 일부 지역 농가에서는 이미 신청한 폐원을 포기하고 한라봉 묘목 구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온주밀감이 과잉생산으로 값이 폭락한 데다 처리난까지 겹친 반면, 한라봉은 총 생산량이 적고 당도가 높아 좋은 값으로 잘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땅한 온주밀감 대체 작목이 없는 것도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그런데 농가들의 한라봉 선호 추세가 앞으로 계속되어도 무방할 것인가라는 점에 대해서는 지금부터 깊은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대로 나간다면 전체 감귤재배 면적은 줄어드는 데 반해 한라봉 재배면적은 해마다 불어날 것임이 틀림없다. 결국 언젠가는 한라봉 재배면적이 여타 감귤류 재배면적을 따라가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현재로서는 도내 감귤류 총 재배면적이 2만5000여 ㏊인 점을 고려하면 한라봉 재배면적 621㏊는 새발의 피일 수도 있다. 그러나 2001년도 한라봉 재배면적 485.5㏊에 비해 2002년도의 그것은 621㏊로 1년 사이 135.5㏊나 급증했다. 특히 올해 감귤대란을 계기로 한라봉 재배 붐이 크게 일어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사실 올해 신규 재배 한라봉은 도가 공급하는 물량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자체 육묘한 것과 민간 업자를 통한 묘목을 포함하면 실제로는 그 몇 배가 될 수도 있다.
관계 당국은 오늘의 잣대로 무턱대고 한라봉 재배를 권장해서는 안 된다. 과연 한라봉 재배면적과 생산량은 어느 선까지가 적정한지 과학적인 예측을 내놓아야 한다. 그래서 그 예측 범위내에서 권장과 억제를 조화시키는 정책 운용이 필요하다. 행정기관과 재배농가들은 한라봉 재배가 언제까지든 안심해도 좋을 것인가라는 물음을 항상 안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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