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오, 백수오, 이엽우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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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영 한의사>

사람이 40~50세가 되면 성기능을 비롯한 신체기능이 자연스럽게 저하되면서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이 시기를 갱년기(更年期)라고 한다. 비교적 수월하게 갱년기를 지나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 건강상의 문제점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 사람도 생긴다.

 

여성의 경우 생식기능이 없어지는 반면 남성의 경우 성기능이 저하되는 것이므로 그에 따른 부수적인 증상들도 여성에게 훨씬 심각하게 나타난다. 물론 남성에게도 갱년기는 있다. 하지만 갱년기 증상으로 고통 받는 사람은 여성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 때문에 여성 갱년기 치료가 항상 화두에 오르게 된다. 갱년기 증후군을 예방 또는 치료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최근 언론과 인구에 회자되는 백수오. 과연 갱년기에 효과적일까?

 

하수오(何首烏)는 동의보감에 머리가 검어지게 하고 늙지 않게 하며 뼈와 힘줄을 튼튼하게 한다고 소개돼 있다. 그런데 이 하수오는 백수오가 아닌 적하수오를 말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적하수오가 거의 안 나서 대체품으로 백수오를 사용해 왔다.

 

백수오는 은조롱이라 불리는 품목인데 키우는 데 2년 이상 걸리고 수확량도 적지만 효능은 괜찮은 편이다. 기(氣)를 보강하는 좋은 약재이다. 그러나 갱년기의 특효약이라고 특정 지을 수 없다. 한의학에서도 백수오를 갱년기 전용 약재만으로 쓴 바는 없다. 그리고 백수오 역시 약재이기 때문에 잘못 쓰게 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전문가와 상의가 필요하다.

 

갱년기 증후군에 있어 한의학적 치료는 다각도로 이루어진다. 사람마다 체질과 증상이 다르며 처해있는 생활상도 전혀 다르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 치료를 해야 한다. 따라서 갱년기 증후군 치료약이라 하더라도 매우 다른 약재들로 구성된다. 게다가 백수오는 한의사들은 거의 쓰지 않는 약재이다. 물론 백수오도 기(氣)를 보강하는 좋은 약재이지만 지나친 열풍에 대해 한의사들은 우려를 표한 바가 있다.

 

특히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짝퉁 백수오’인 이엽우피소는 재배기간이 짧고 가격이 싸다. 그러나 이엽우피소는 약재로 쓸 수 없을 뿐더러 부작용이 매우 크다. 중국에서는 소화제나 살충제로 간혹 쓰는 경우가 있지만 대한민국 약전에 등록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의원에서 쓰지 않는다.

 

백수오. 잘 쓰면 매우 좋은 약재이다. 제주도에서도 진품 백수오를 재배하는 농가들이 있다. 이번 ‘짝퉁 백수오’ 파동으로 인해 억울하게 피해보는 농가들이 있을 것이다. 돈벌이만을 위해 과대광고를 하는 업자들 때문에 선량한 농민까지 피해를 보는 것이 안타깝다. 하루 빨리 질서가 바로 잡혀 농민들은 진품 백수오를 보람차게 재배하고 국민들은 건강하고 확실한 약재를 접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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