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학(晩學)
만학(晩學)
  • 김범훈 기자
  • 승인 2007.08.2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람들은 복권을 사고 난 뒤에 돼지꿈 꾸기를 바란다.

반대로, 돼지꿈을 꾸고 복권을 사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허망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한 꿈 자체가 자신의 몸과 마음과 가슴으로 열정을 다해 실현되기를 바라는 진솔한 꿈이 아니기 때문이다.

단지 한순간에 일확천금을 노리는 개인적인 욕망일 뿐이라는 의미다.

그렇지만 언제든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우리의 일상 이야기다.

그러나 꿈은 잠잘 때 꾸는 꿈이 아니라 깨어있을 때 꾸는 꿈이라야 가슴 속에서 영원히 보석처럼 빛난다고 한다.

▲우리 속담에 ‘도끼가 제 자루를 못 찍는다’는 말이 있다.

제 허물은 제가 알아서 고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또 도끼자루는 자신도 모르게 썩어간다는 말도 있다.

현재의 안락함에 빠져 날이 무디어지고 나중에는 쓸모가 없게 된다는 얘기다. 잘 나갈 때 위기의식을 느끼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라는 교훈적 의미가 담긴 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제 허물 고치기를 주저하고, 현재의 생활에 안주하고자 한다. 그럴수록 내 안에 차곡차곡 쌓여만 가는 나이테의 뱃살이 무척이나 두껍게 느껴진다.

하지만 신문 칼럼이나 방송 교양프로만 해도 미래의 내 모습은 오늘의 내가 만든다는 메시지가 끊이지 않는다.

▲사실 많이 고단하고 서러운 게 우리의 일상이다.

폭염의 광폭을 헤쳐 나가다보면 가슴 아픈 상처 또한 누군들 없지 않을 것이다.

나이를 먹고 경험이 쌓일수록 스스로를 객관화하지 못하는 이유다.

그러나 사람은 제 값을 하라고 태어났다고 한다.

이름 또한 제 이름값을 하라고 붙여졌다고 한다.

꿈을 잠잘 때 꾸는 허망한 꿈으로만 꾸지 말고 스스로 현재를 경계하면서 미래를 설계할 때 내 모습이 바로 선다는 뜻이다.

지난 금요일(24일) 제주대 교육대학원 졸업식에서 고충석 총장은 석사학위는 학문 정진의 끝이 아니고 시작이라고 말했다.

인생사 어느 곳이 술잔 앞만 하랴만 만학(晩學)의 명분은 뒷날 새벽에 곤드레만드레 귀가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