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중심 공간 '올레' 집중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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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축가협회 제주지회(지회장 김석윤)는 탐라대 부설 건축.도시공간연구소(소장 양상호 교수)에 의뢰, ‘제주의 마을공간 조사보고서-서귀포시 예래동편’을 발간했다.

1999년 건축문화의 해를 계기로 펴낸 제주 마을공간 보고서는 제주 민가의 건축적 특징과 마을공간의 특징을 건축학적 측면에서 고찰한 자료집이다. 서귀포시 예래동편은 조천읍 조천리, 한림읍 귀덕리편에 이어 세 번째 나온 보고서다.

보고서는 예래동이 국제자유도시 7대 선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휴양형 생태마을’로 건설되는 점을 고려, 제주적인 도로구조를 특징짓는 ‘올레’의 공간을 분석하는 데 집중했다. 올레는 육지부의 골목길과는 달리 공유공간과 사유공간(자기 집에 가기 위해 낸 진입로)까지 포함해 쓰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예래동 마을 도로는 위계상 한질, 거릿길, 먼 올레, 올레, 진입 올레 등 다섯 단계로 돼 있다. 올레에 대한 단계적 분석은 이 보고서가 처음이다.

한질은 마을 중심도로, 즉 도시의 주요 간선도로에 해당한다. 거릿길은 한질과 연결되고 동네를 이어주는 보조 간선도로이다. 먼 올레는 각 올레와 연결되는 도로로서 지선도로로 이해하면 된다. 올레는 먼 올레에서 갈라져 민가에 이르는 좁은 길을 말하는데, 도시의 진입도로 혹은 지선도로에 해당한다. 진입 올레는 필지내 진입부에서 건물로 직접 연결되지 않도록 동선을 마당으로 이어지도록 한 사유공간이다.

예래동의 경우 ‘진입 올레’의 특징이 두드러지는데, 이것은 민가 내부에서 사생활을 지키기 위한 의지가 강한 데 따른 것으로 조사연구팀은 해석했다. 공유도로인 올레와 사유도로인 올레가 겹치는 공간에 두벌 올레(두겹 올레)를 형성한 것에 대해서도 사생활 보호를 위한 주민들의 의지로 풀이했다. 두겹 올레는 과원과 진입 올레의 사이, 진입 올레와 올레(公路)의 사이에 돌담이 설치된 형태를 띠고 있는데, 다른 지역 민가보다 예래동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쓴 양상호 교수는 “전통적인 마을길은 곡선으로 휘어지면서 흥미로운 경관을 연출하며 주민에게 사생활 확보를 위한 중요 수단으로 작용했다”며 “예래동의 경우 사생활 보호를 위해 진입 올레와 두벌 올레가 특징적”이라고 정리했다.

그는 따라서 “예래동 생태마을 프로젝트는 이런 마을 자연환경과 역사.문화환경을 고려해야 하며, 이에 대한 보존방법을 논의한 후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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