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뉴욕 중앙일보 사장 역임...한인 인권 신장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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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욱 챌린지 투 USA 21 대표...인턴십 에이전시 전문업체로 새로운 도전
   
김창욱 챌린지 투 USA 21 대표가 뉴욕 중앙일보 사무실에서 그동안 언론인으로 걸어온 역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두려워하지 말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라.”

김창욱 챌린지 투 USA 21 대표(66)는 미국 뉴욕에서 인턴십 에이전시 전문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제주인이다. 세계 50여 개국 탐사 여행 등의 모험을 하면서 세상을 보는 안목과 식견을 높였다는 그의 인생 역정은 ‘도전정신’으로 가득차 있다.

▲꿈 많은 문학소년으로 자라다=어머니의 고향인 제주시 한림읍에서 태어난 그는 아름다운 협재 바다와 비양도 등을 보며 자랐다.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접하게 만든 어머니의 영향으로 문학서적을 즐겨 읽던 섬소년이었던 그는 무인도 모험기 ‘15소년 표류기’와 저명한 저널리스트 일대기 ‘퓰리처 전기’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책 속에서 드넓은 세상에 대한 도전정신을 배우며 꿈을 키웠다.

한림초등학교 당시 어린이회장을 맡고 지역 웅변대회에서도 1등을 차지하는 모범생으로 성장한 그는 넉넉지 못한 생활 형편 등으로 한림공고에 들어가 건축을 전공하다 3학년 2학기 때 대학에 도전하기 위해 뒤늦게 진학 공부에 뛰어들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서울을 오가며 도전했지만 낙방하는 아픔을 겪은 그는 재수 끝에 고려대 국문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집안 형편 상 대학 생활도 순탄치 않아 군대를 갔다온 후에도 1년 늦게 복학해야 했다. 이후 학교신문 수습기자로 합격되고 편집국장을 맡게 되면서 그는 저널리스트의 길을 향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됐다.

그는 “나이 어린 후배에게 훈육을 받으면서 기자 수업을 받았지만 사회 비판 기능과 함께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 등을 글로서 표현하는 일은 즐거웠다”며 “다시 태어나도 기자를 할 것”이라고 웃음을 지었다.

   
2002년 뉴욕 중앙일보 강당에서 열린 ‘북녘의 대가전’ 리셉션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는김창욱 대표(사진 위, 왼쪽에서 두번째). 지난 3월 단국대 인턴십 설명회에서 학생들과 상담하는 모습.(사진 아래).
▲저널리스트의 길을 걷다=대학 졸업을 앞두고 그는 신문기자를 희망했으나 선배의 조언으로 방송으로 방향을 선회, 1976년 동양방송(TBC)에 입사해 프로듀서로 출발했다.

화려한 예능보다는 그늘진 사회 현상 고발 등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다큐멘터리 제작을 맡아 고된 일을 마다하지 않고 열정적으로 뛰었다. 그러한 노력 끝에 환경 오염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철새 떼를 추적한 ‘백로들의 합창’을 제작, 1979년 한국방송대상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다큐멘터리 전문 PD로서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그는 신문에 대한 미련을 떨칠 수 없었고, 이에 1980년부터 중앙일보로 자리를 옮겨 정통 저널리스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사회부 기자로 뛰며 원하던 글을 쓰게 된 그는 택시노조 사납금 분쟁과 물리학자의 비참한 노후 등을 보도하는가 하면 우리나라의 씨족사를 정리한 기획 연재물 ‘성씨의 고향’을 대표 집필하는 등 거침없는 필력을 과시했다. 또 중앙일보 노조위원장을 맡아 편집권 독립 등을 위해서도 힘썼다.

그는 “전두환 정권 당시 수도권 지방 도시의 가죽공장 오염실태를 취재 보도한 게 밉보여 주간지로 발령받아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시절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인생의 전환점, 미국을 접하다=저널리스트라는 자존심을 갖고 15년 이상 치열하게 일하던 그는 40대 초반인 1994년 미국 연수라는 기회를 잡으면서 또 다른 인생 전환점을 맞았다.

미국 중부 미주리주립대학 저널리즘스쿨의 객원연구원 자격으로 1년 간 콜롬비아에 머무르게 된 그는 연수 기간 미 전역을 자동차로 종단하는 대장정에 나서면서 더 넓은 세상을 깨닫게 됐다. 하루 7~8시간 씩 운전하면서 워싱턴에서 뉴욕 등을 거쳐 최남단 섬인 키웨스트는 물론 캐나다 록키산맥을 넘어 밴쿠버와 씨애틀, 샌프란시스코, LA 등에 이르기까지 장장 5만4000㎞를 주행하며 미국 곳곳을 누볐다.

그동안 기자생활을 하며 수십여 개국을 돌아다니면서 견문을 넓혀온 그에게 자동차 미국 대장정은 ‘더 넓은 세계’에 대한 새로운 안목을 일깨워 줬고, 특히 뉴욕에서 느낀 역동성은 그의 도전정신을 되살리는 계기가 됐다.

미국 연수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다시 중앙일보 수도권 부장 등을 맡아 일선 현장에 뛰어들었지만 마음 한 켠에서는 뉴욕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이에 그는 1998년 과감하게 뉴욕을 선택, 이국땅에서의 이민생활을 시작했다.

▲한인 인종 차별에 맞서다=뉴욕 중앙일보의 편집국장을 맡게 된 그는 특유의 기자정신으로 주류사회에서 외면받고 인종 차별의 설움을 느끼고 있는 한인들의 권익 신장을 위한 여론 조성에 주력했다.

대표적으로 한 미국 지역 방송의 ‘한인 운영 농장 및 식당의 개고기 판매’를 내용으로 하는 한인 비하 보도에 맞서 신문사 차원에서 진위를 파악해 잘못된 허위 및 왜곡 보도라는 사실을 밝혀내 사과문 발표를 이끌어내고 실추된 한인 이미지를 회복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제1회 챌린지상 성공 수기 콘테스트를 주관하면서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극복하고 성공 신화를 이룬 이민 1세대 한인들을 발굴하는가 하면 한인 커뮤니티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내용의 칼럼을 통해 한인들의 결속력 강화에도 힘썼다.

이어 뉴욕 중앙일보 사장을 역임하면서 뉴욕에 진출한 한국계 유명 기업은 물론 현지 주류 기업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아시아 취업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한인 2, 3세대를 위한 일자리 알선사업도 펼쳤다.

고향 제주와 관련해서도 애향 인사들의 성공스토리 및 제주 관련 소식을 발굴해내고, 재미제주도민회 활동에도 적극 참여해 현재 회장을 맡아 뛰고 있다.

▲글로벌 인재 육성에 뛰어들다=뉴욕 생활 10년을 넘기면서 그는 그동안 현지에서 쌓은 기업 네트워크 및 인맥 등을 활용한 사업을 고민하다 2010년 ‘챌린지 투 USA 21’을 설립,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 대학생의 미국 현지기업 인턴십을 돕는 ‘잡 매칭’ 사업 업체로, 지금까지 300여 명의 국내 대학 출신 인턴들을 미국 기업에 소개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 가운데 10% 정도는 현지 기업에 정식으로 채용돼 근무하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 세계의 문화와 교육, 경제, 금융 중심지로 수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포진한 뉴욕에서 많은 한국 학생들이 꿈을 펼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른바 ‘글로벌 취업 멘토’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특히 국제자유도시를 지향하는 제주도의 글로벌 인재 육성에 기여하기 위해 도내 한라대와 제주대 등의 고향 후배 학생들에게도 인턴십 기회 제공 및 취업 알선을 확대하는데 힘쓰고 있다.

그는 “인턴십을 통해 세계를 보고 배우며 국제적인 안목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며 “글로벌 마인드를 갖고 과감하게 도전할 것”을 조언했다.

▲고향 제주를 생각하다=그에게 고향 제주는 언제나 아름다운 섬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더욱 선명하게 기억되는 협재 바다와 비양도의 절경은 다시 찾아가고 싶은 그리움으로 가슴에 새겨져 있다.

그는 “하와이와 발리, 괌, 피지아일랜드 등 세계를 대표하는 섬을 둘러봤지만 제주만큼 독특하면서 아름다운 경관을 지닌 곳은 없다”며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발전상을 주문했다.

최근 사업 일로 고향을 찾아 둘러봤다는 그는 “난개발이 가장 아쉽다”며 “전체를 아우르면서 자연도 살고 도시도 사는 개발을 지향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 “제주가 국제화를 추구하고 있지만 제도와 시설, 서비스 등의 수준에서 아직 부족하다고 본다”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서 국제적인 안목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고향에서 자라는 젊은 세대들에게도 “뜻을 가지고 뛰면 언젠가는 이뤄진다”며 “확실한 목표를 갖고 도전하는 게 중요하고, 자존감을 가지면 못할 게 없다”고 패기 넘치는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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