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들어서도 판데믹은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다. 새로운 바이러스가 세계 곳곳에서 등장해 빠르게 나라를 넘어 널리 전염시키고 있는 것이다.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신종플루(인플루엔자A/H1N1), 에볼라(EBOLA) 등이 그 예다.
최근 우리나라를 강타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도 전염 범위가 넓지 않지만 유사한 형태이다. 지금 온 나라가 메르스 때문에 패닉 상태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신종 전염병이 언제든지 유행하는 ‘판데믹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판데믹은 경제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즉 국경을 넘나들며 엄청난 경제적 피해를 유발하고 있는 게다.
2003년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 넣은 사스는 최대 50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안겼다. 세계은행(WB)의 추산이다. 사스가 발생한 홍콩의 경제성장률은 한때 마이너스로 급락했다.
2009년 유행한 신종플루는 피해가 더 컸다. 무려 3600억~4조 달러의 경제적 피해를 줬다. 사망자(30명)는 사스(912명)보다 적었지만 피해액은 7~80배나 많았다. 2000년 이후 발병한 전염병 중 가장 큰 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당시 신종플루 진원지인 멕시코와 중남미 경제는 초토화된 바 있다.
판데믹은 특히 인구의 이동·접촉과 연관된 관광, 유통, 서비스업 등에 심각한 타격을 가한다.
따라서 이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피해를 최소화기 위한 대응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런 방안을 담은 게 이른바 ‘질병 경제학(Economics of Disease)’이다. 요즘 급부상하고 있는 분야다.
▲메르스 사태로 우리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제주 경제도 예외는 아니다. 무더기 여행 취소 사태가 빚어지면서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뚝 떨어진 것이다.
이로 인해 음식·숙박업, 여행업, 전세버스 및 렌트카업, 도·소매업 등의 업종이 때 아닌 한파를 겪고 있다.
메르스 청정지대인 제주 입장에선 그야말로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메르스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그런 만큼 앞으로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큰 걱정이다.
그 어느때 보다 깊은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경업. 논설위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제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