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양성' 널뛰는 메르스 검사…확진 지연에 방역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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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뒤 일주일 넘어 감염 판정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의심자에 대한 확진 검사가 양성과 음성을 오락가락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방역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환자의 객담(가래)에서 메르스 유전자를 찾는 이 검사는 시행이 까다롭고 환자에 따라 체내 바이러스양(量) 등이 달라 결과에 영향을 준다. 이로 인해 메르스 확진자 파악이 지연될 경우 방역의 발이 묶이게 되는 만큼 사안이 가볍지 않다.

   

17일 추가된 155번 환자(42·여)가 대표 사례다. 지난달 27∼29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받다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환자는 9일 발열이 시작됐지만 첫 검사는 '음성'이었다. 이후 재검이 '양성'으로 결과가 뒤집혀 뒤늦게 확진자로 이름을 올렸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나온 또 다른 확진자인 156번 환자(66)와 157번 환자(60)도 증상 발현 후 수차례 검사에서 결과가 '양성' '음성' '판단불가' 등으로 엇갈리다 확진자로 최종 확인됐다.

   

평택굿모닝병원에 입원했다 감염된 161번 환자(79·여)는 초기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다가 갑자기 발열이 시작돼 부랴부랴 두 차례 재검으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전에는 무려 아홉번 검사 끝에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142번 환자)도 있었다.

   

검사 때문에 지역이 발칵 뒤집히는 일도 있다. 메르스 확진자가 지금껏 없었던 인천 지역에서는 한 병원 간호사가 최근 고열 증상을 호소하다 1차 검사가 '판정 불가'로 나와 주변의 우려가 컸다. 이 간호사는 다행히 16일 새벽 질병관리본부에서 한 2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와 의혹을 씻었다.

   

메르스 확진자인 부친에게서 감염된 것으로 의심돼 전국적 관심을 받았던 경기도 성남시의 남자 초등학생(7)도 5차례 검사를 했지만 '음성→양성→음성→판정불가→음성' 식으로 엎치락뒤치락을 거듭했다.

   

방역 당국은 이 초등학생이 현재 메르스 증상이 전혀 없는 만큼 추가 검사 없이 상태를 지켜볼 계획이다.

   

기존 검사는 환자가 직접 가래를 일정 분량 뱉어야 해 환자마다 검사대상물의 질이 들쭉날쭉할 수 있고 가래를 잘 못 뱉는 어린이나 노약자는 더욱 검사가 어렵다.

   

목구멍이나 코에서 검사대상물을 채취하거나 혈액에서 메르스 유전자를 찾는 방법도 있지만 바이러스 양이 제일 많은 가래를 통한 검사보다는 정확도가 낮아 보조 참고 수단으로만 쓰인다.

   

메르스의 최초·최대 발병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방역 관계자들도 최근 방한 세미나에서 "메르스 확진 검사를 불가피하게 반복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박경운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진단검사의학과)는 "현재 메르스 사태가 매우 급한 만큼 약식으로 빠르게 검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어 정확성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며 "양질의 샘플을 얻기 어려운 가래 외에 혈액 등으로 검사대상물을 다양화해 종합적 판단을 내리는 것이 그나마 합리적 대안"이라고 말했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17일 브리핑에서 "검사 결과가 달라지면서 확진이 지연돼 14일 최장 잠복기 이후에도 환자가 추가되는 것처럼 오해가 될 수 있다"면서도 "양성과 음성이 엇갈리는 사례는 그래도 정규분포상 꼬리에 속하는(통계적으로 드문) 경우로 본다"고 해명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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