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포럼] 세계적 문화 자산 돌문화공원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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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조천읍 산 119번지 일대 100만평의 터’…‘사업비 1852억원’…‘제주문화 대역사의 현장’….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직전인 지난해 6월 역사적인 개원을 한 제주돌문화공원을 함축하는 말들이다.

당시 이 곳을 찾았을 땐 천연 원시림안의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 어디에도 상한 흔적이 없었다.

심지어 돌멩이에 붙은 이끼까지 원래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고, 길 한가운데를 가로막은 나무와 넝쿨도 베이지 않고 넉살좋게 자리할 정도로 친환경공법을 고집했음을 기억한다. 그래서 관람로 여기저기에는 ‘큰천남성’ 붉은 열매가 도발적인 모습을 드러냈고 다른 풀섶에도 보랏빛 ‘한라돌쩌귀’가 앙증맞게 숨쉬고 있었다.

특히 이 곳에는 탐라목석원 백운철 원장이 평생 모은 제주의 자연석과 민구류 1만 4000여점을 한데 모아 선뵌 점이 압권이다.

옛 북제주군은 1999년부터 2020년까지 1·2단계 사업으로 나눠 총사업비 1852억원을 들여 조천읍 교래리 100만평의 터에 ‘제주돌문화공원’이라는 대역사를 일궈왔다.

전래 신화와 전설을 머금은 ‘제주의 돌’을 집대성해 제주가 지향하는 국제자유도시의 선봉장임을 자임해 새로운 신화창조를 준비해온 것이다. 여기에는 한라산 영실의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의 전설을 모태로 돌, 흙, 나무, 쇠, 물 등 5가지 독특한 테마가 어우러진다.

아름다운 중산간 풍광과 생활문화를 조화롭게 아우르며 ‘가장 제주다운’ 생활문화를 재현하려는 꿈이 서린 곳이다. 이 때만 해도 돌문화공원의 미래는 장밋빛 그 자체인 듯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행정체제 개편 이후 이 사업이 삐꺽거리는 잡음이 곳곳에서 끊이지 않아 뜻있는 이들을 안쓰럽게 하고 있다.

그 시작은 특별자치도가 돌문화공원 관련조례를 입법예고한지 1년이 넘도록 입법절차를 밟고 있지 않다는 데 있다.

돌문화공원사업소 조직에 ‘민간합동추진기획단’을 둘 수 없다는 제주도의 ‘버티기’ 일관으로 단 한발자국도 나아가질 못하고 있다 한다.

이로 인해 옛 북제주군 당시 사업소로 운영됐던 돌문화공원이 한 단계 격이 낮은 관리소로 운영되고 있다.

인사관리에도 구멍이 생겼다.

핵심시설인 하늘연못과 박물관 등의 관리인력만 하더라도 담당계장 등 8명이 있어야 하지만 현재 장기결근자를 포함, 2명이 비어있는 상태다. 또다른 문제는 예산반영에 미온적이라는 점이다.

돌문화공원은 2단계로 2020년까지 모두 1441억원이 꾸준히 투자돼야 하는 힘겨운 여정이 남아 있다.

그러기 위해선 국비 50%, 지방비 50%가 꾸준히 지원돼야 한다.

올해만 하더라도 현재 국비 42억 여원이 반영됐지만 도비 부분은 아직까지 소식조차 없다 한다.

돌문화공원에 대한 제주도의 냉대가 이만저만이 아닌 셈이다.

최근 돌문화공원은 하늘연못과 수장고 등 주요시설이 마비되고 야외전시장과 산책로 등 가는 곳마다 잡풀이 무성해 관람객들의 눈총을 산 바 있다.

제주문화의 인프라 확충을 위한 이 사업의 취지를 볼 때 총체적 난맥상이 아닐 수 없다.

돌돌문화공원의 가장 큰 원동력은 옛 북제주군과 탐라목석원 간 협약에 따른 ‘신의 성실의 원칙’을 준수해왔기 때문이다.

당초 시·군사업의 연속성을 강조해온 도정책임자의 약속을 끄집어내지 않더라도 제주를 위한 주요사업들의 일관성을 훼손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돌문화공원은 옛 북제주군이 추진한 역점사업이긴 해도 제주도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함께 일궈내야할 제주문화의 디딤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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